코로나19는 렌털 업계에 기회인 동시에 위기다. 가전시장 전반의 호황을 타고 렌털 업계도 성장을 거듭하지만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상황에서 코로나19 유행이 가속화되며 사업 지장이 예상된다. 주요 영업 채널인 대면·방문 영업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해외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영업 전략도 재편해야 한다.
렌털 업계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이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우리나라 가전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지도가 높다.
실제 코웨이의 1분기 해외 누적 계정은 210만개로 국내 계정의 3분의 1가량 된다. 특히 아시아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6%나 증가한 2512억원을 기록하며 해외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쿠쿠홈시스는 2015년 처음 말레이시아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1분기 해당 국가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810억원이다. 해외 전체 누적 계정 수는 1분기 기준 110만개로, 국내 계정 수의 절반에 달한다. SK매직과 청호나이스도 현지 기업과 협업해 정수기 등 렌털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주력하는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은 얼마 전까지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지만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말레이시아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150명이 넘으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베트남 역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하노이와 호찌민 등은 외출까지 금지됐다.
렌털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신규 수요보다는 교체가 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려 신규 수익을 창출하는 상황인데, 하반기는 코로나19 유행이 관건”이라면서 “많은 기업이 올해 해외사업을 강화하려 했지만 동남아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수적으로 접근하거나 북미 등 다른 국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렌털 업계 핵심 사업 모델인 대면·방문 영업 전략도 단계적 수정이 불가피하다. 방문 영업 인력은 렌털시장 성장에 핵심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유행으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이 인력 활용이 과제다. 렌털사업 근간인 방문 영업은 물론 관리 서비스까지 지장을 초래하면서 업계는 전략 수정을 검토 중이다.
대표적인 것인 온라인 마케팅 강화와 자가관리 제품 출시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와 온라인 구매 채널을 강화한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은 스스로 고장징후를 감지하거나 자동 살균 기능을 탑재하고, 필터는 사용자가 스스로 교체하기 편하도록 설계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백에서 수천명에 달하는 방문판매 인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단기간에 인력을 줄이거나 다른 부서로 재배치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