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박현민)은 13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연구성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2년간 거둔 소부장 관련 분야 성과를 소개했다.
원천기술 개발, 불화수소를 포함한 반도체용 가스소재 국산화, 연구장비 인력양성 등 소부장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60% 이상 공정에서 사용되는 진공 장비 영역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반도체 물성측정 공정진단' 분야 국가연구실(N-LAB)에 지정된 반도체측정장비팀의 경우 저진공펌프, 플라즈마·온도·불순물과 같은 공정 환경 모니터링 등 연평균 100건 이상 성능평가를 수행하고, 부품 테스트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플라즈마 변수를 직접 측정할 수 있는 밀도측정 기술을 세계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이는 웨이퍼 공정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플라즈마 밀도값 및 균일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 측정불확도는 2% 이내로 세계최고 수준이다.
향후 기기에 센서가 내장된 '지능형 식각공정 장비'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며, 외산에 독점화된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기술혁신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측정장비 개발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강상우 표준연 첨단측정장비연구소장은 “공정 중 측정과 공정 후 측정이 합쳐지면서 AI,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측정기술 도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이를 실현하려면 핵심 측정장비의 원천기술 개발이 필요하며, 표준연도 더욱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에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불화수소를 포함한 반도체용 가스의 소재 국산화에는 가스분석표준그룹이 힘쓴다. 일본 수출 규제의 핵심 품목이었던 고순도 불화수소는 반도체 회로를 깎거나 세정하는데 쓰이는 핵심소재다. 10나노미터(㎚) 이하 정밀회로 제작에는 99.9999% 이상 초고순도가 필수다.
이를 위해 각종 불순물 가스를 측정하는 장비와 인력, 기술력이 필요하며 국내에서는 표준연만 종합 연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세계 최상위권 가스분석 능력, 불순물 분석에 필요한 가스인증표준물질인 '표준가스'자체 개발·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가스분석표준그룹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다양한 품질평가와 기술 분석도 제공한다.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하는 가스 분석장비의 성능평가, 프리커서의 물성 분석, 진공펌프 배관의 막힘 등과 같은 공정상 애로사항 자문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상일 화학바이오표준본부장은 “사염화규소와 모노실란 등 반도체용 가스의 품질평가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국내 업체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숙련도 시험을 개최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가스 소재 생산 및 보급업체의 가스 품질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연은 또 국산연구장비의 활용도 제고 및 성능고도화를 위해 △국산연구장비활용랩 △오픈 이노베이션랩을 운영하고, 연구장비 분야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연구장비 소프트웨어(SW)개발 교육 △'KRISS-연세대학교 학연교수(KRISS-YU 융합반도체 협동과정)' 제도를 신설했으며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박연규 성과확산부장은 “연구장비 맞춤형 SW전문인력 양성이 청년취업률을 제고하고 기업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구장비 SW분야 인력양성의 표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민 원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측정표준·측정과학기술 역량과 인프라로 국산 장비 성능검증, 측정연구장비 개발, 맞춤형 인재양성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지원을 통해 앞으로도 대한민국 소부장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겠다”고 전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