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를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업계 일각에선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쌍용차의 자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놓는 반면에 다른 한쪽에선 미래차 산업 전환 시기를 맞아 전기차 등으로 특화한다면 회생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쌍용차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시장 경제 논리로만 보면 청산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있지만, 300여개 중소 협력사를 포함한 일자리 문제와 지역 경제에 대한 타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성용 중부대 교수(한국자동차공학회 부회장)는 “쌍용차는 전동화 부문 등 미래차 분야에 소흘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연스레 도태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자구안을 내놓는 등 노사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에디슨모터스 같은 전기차 회사가 인수 의지를 보인 것에 대해 긍정 평가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차 부문 기술력과 쌍용차의 대량 생산 제작 기술이 합쳐진다면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 교수는 “미래 자동차 시장은 다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가고 있다”면서 “전기차 회사가 쌍용차를 만난다면 충분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이유”라고 평가했다.
이번 사태를 단순히 쌍용차만의 문제로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쌍용차는 물론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차 등 다른 외국계 완성차 3사 역시 언젠가 이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들에 대해서는 부정 의견을 피력했다. 회사 규모나 자금력 등 여러 상황을 볼 때 쌍용차를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 연구위원은 “정부도 쌍용차에 대한 회생 의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일자리 등 사회 경제적 측면을 고려한다면 직·간접적으로 정부가 쌍용차 문제에 적극 의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 역시 쌍용차의 마지막 희망으로 전기차를 꼽았다. 다만 배터리 단가가 높은 현재 상황에선 전기차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점은 문제다. 전기차 판매를 늘리더라도 일정 판매 규모를 갖추기까지는 수익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다.
쌍용차도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지난 9일 평택공장을 매각하고 전기차 공장을 세울 평택 내 새 부지에 신공장을 세우기 위해 평택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전기차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1979년 지어진 평택공장(85만㎡)은 전기차를 생산하기에 공간이 충분치 않다”면서 “평택시와 적극 협력해 신공장을 건립, 전기차 산업 전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