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전공 인재 꾸준하게 증가
융복합 대세에 맞게 사회과학이나 인문 분야에서도 신기술 관련 논문 등장
수요에 맞게 학술생태계도 발전시켜야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 바람에 힘입어 이공계·인문사회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석·박사들의 신기술 연구가 증가했다. 공학 계열은 물론 사회과학이나 인문학 분야에서도 신기술 주제가 늘어난 것이다. 교육계는 이 같은 수요 변화에 따른 학술생태계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국내 석·박사 학위논문을 '정보기술(IT), 스마트산업, 전자장비기술, 바이오 환경' 등 4개 분야 21개 세부 주제로 나눠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KERIS는 디지털 학술자원 유통체계 '디콜렉션'(dCollection)을 통해 국내외 논문을 수집·분석해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에서 서비스한다. 지난 2017~2020년 4년 동안 발행된 논문은 25만 477건이며, 이 가운데 5488건이 신기술 관련 4개 분야 관련 주제였다. 신기술 논문은 2017년 1237건, 2018년 1399건, 2019년 1452건, 2020년 1400건이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논문 발표가 준 것을 감안하면 신기술 논문은 꾸준히 늘었다고 볼 수 있다.
4개 분야 가운데에서는 IT(4321건, 78.7%)가 압도했다. 바이오환경(674건, 12.3%), 전자 장비기술(406건, 7.4%), 스마트산업(87건, 1.6%) 등 연구도 추진됐다.
21개 세부 분야 가운데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나타난 분야는 AI다. 5488건의 논문 가운데 2053건으로, 약 37%를 차지했다. 그 뒤로 실감형콘텐츠(916건, 17%), 바이오(556건, 10%), 사물인터넷(IoT, 437건, 8%), 빅데이터(290건, 5.3%) 순이었다.
계열별 결과물을 보면 더욱 흥미롭다. 공학계열(3542건, 65%)이 아직 신기술 관련 연구에서는 주류를 차지하지만 사회과학계열(1480건, 27%)이 약진했다. 뒤를 이어 이학계열(261건, 5%), 인문계열(205건, 4%) 순으로 나타났다. 신기술은 공학계열 전유물이라고 생각해 온 것과 달리 사회과학계열과 인문학에서도 신기술 관련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회과학계열에서는 바이오(336건, 23%), AI(292건, 20%), 실감형콘텐츠(236건, 16%) 순으로 집계됐다. 인문계열에서는 AI(76건, 37%), 실감형콘텐츠(65건, 32%), 바이오(16건, 8%) 순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에서 AI를 주제로 한 논문은 '기술형 영어교육에 대한 중등 영어교사의 인식 연구: 신경망 번역기를 중심으로(한지은)' '사건 그래프, 인공신경망과 강화 학습을 이용한 이야기 생성(유재명)' '인공지능 스피커 특성에 따른 한국어 화자의 인식 및 발화 양상 연구(김승록)' 'AI시대 기독교 노인교육의 방향(박성일)' 등으로, 다양한 분야가 융합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교육과 의학계열 등 기타 분야를 포함하면 신기술 관련 석·박사 학위 논문은 1만여건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KERIS는 설명했다.
석·박사 학위 논문은 전공 학생들이 2~5년 동안 연구한 결과물임과 동시에 해당 분야 전문가로서의 출발점이기도 하기 때문에 신기술 인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기술 분야는 새로 개척해야 하는 분야여서 학위 논문으로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는데도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혜자 KERIS 원장은 “국가 대표 연구정보서비스의 하나인 RISS를 통해 국내외 연구자들이 연구 활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학술 연구 생태계 기반을 지속 발전시켜 가겠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