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게임즈 '백야극광'이 출시 보름 만에 글로벌 이용자 700만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10위 안팎을 오르내린다.
백야극광은 이용자 간 실시간 경쟁요소가 없다.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상위 30개 중 이용자간 대결(PvP) 경쟁이 없는 유일한 게임이다. 모바일게임은 실시간 PvP로 귀결되다는 흥행 공식을 깨뜨렸다.
백야극광은 중국 투어독스튜디오가 개발하고 텐센트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모바일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다. 과거 유행했던 '한붓그리기'를 전투 시스템으로 채택해 RPG 요소와 결합했다.
같은 색으로 연결된 칸을 이동하면서 인접한 적을 공격하고 일정 횟수 이상을 연결하면 더 강력한 공격이 이어지는 식이다. 스나이퍼, 버스터, 체인저, 서포터로 세분화된 캐릭터 특성에 맞게 스킬을 활용해 더 빠르고, 덜 맞으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퍼즐 요소를 담았다.
최대 화력을 낼 수 있는 경로와 스킬 쿨타임을 계산해야 해서 '내가 잘하고 있다' '내 판단이 맞았다'와 같은 쾌감을 준다.
대부분의 수집형 RPG가 캐릭터 수집과 육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전투 시스템은 간소화하고 있다는 추세임을 고려하면 백야극광의 시스템은 게임을 끌고 간다기 보다 이용자가 놀 수 있는 기반 역할을 한다.
PvP 콘텐츠도, 랭킹 경쟁 콘텐츠도 없다. 다른 게임이 이용자, 세력과 경쟁이나 대립을 통해 캐릭터 성장을 자극하는데 백야극광은 이 공식을 따르지 않았다. 이용자 측면에서는 수집과 성장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
캐릭터와 장비를 뽑아 무한 성장시키며 타 이용자와 끊임없는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한계돌파와 장비 강화가 있기는 하지만 부가적인 수준이다. 한 번 캐릭터를 뽑으면 제 역할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다. 본인이 세운 전략으로 스테이지를 파훼하는 재미만 오롯이 남는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성우가 참여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것도 백야 극광의 인기 요인이다. 라이브2D 연출력이 수준급이다.
캐릭터 호감도에 따라 요소를 해금하는 재미도 있다. 현실에서 못 이룬 호감도 상승은 게임에서라면 가능하다.
이용자는 자신이 원하는 속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만 그만큼 유인요소가 강력하지 않다는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향후 이벤트와 콘텐츠 업데이트가 흥행 유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이용자 김씨는 “끊임없이 시간을 투입해야 하는 MMORPG 경쟁에 지쳤는데 이 게임은 부담이 없다”며 “느긋하게 즐길만한 분재게임(분재에 물을 주듯이 소소하게 즐기는 게임)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