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연 '저진공펌프' 성능평가 고도화...5만ℓ급까지 검증

기존 3만ℓ급 시스템 '업그레이드'
배기속도·압축비·소음 등 모두 측정
외산 대체...밸류체인 다변화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이 '저진공펌프' 성능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성공했다. 저진공펌프는 첨단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진공 환경 구현 및 오염입자 제거 등에 쓰인다. 진공펌프를 만드는 기업을 비롯 관련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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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반도체측정장비팀이 저진공펌프 성능평가시스템을 살피는 모습.

표준연은 반도체측정장비팀(반도체 물성측정·공정진단 분야 N-LAB)이 저진공펌프 종합특성평가를 위해 표준 유량 공급·측정 장치 및 저진공펌프 성능평가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다고 6일 밝혔다.

저진공펌프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환경내 공기를 빼 적절한 진공도를 유지하는 데 활용된다. 저진공펌프의 경우 100만분의 1기압 저진공 유지에 쓰인다.

국내에서도 저진공펌프 국산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성능 신뢰성 확보가 난제였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신뢰성이 담보되지 못하는 저진공펌프를 도입하기 어려운 상황인 가운데 표준연이 이번에 세계 수준 저진공펌프 성능평가 시스템을 만들었다. 국내 저진공펌프 제조 기업 제품 신뢰성 확보를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표준연 기존 기술력은 분당 3만ℓ급 배기성능을 면밀하게 검증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이를 5만ℓ급까지 높였다. 분당 5만ℓ급은 국가과제로 수행되는 저진공펌프 개발 용량이다. 외산 제품 대체에 필수인 배기성능 수준이기도 하다.

개발 시스템으로 저진공펌프의 도달진공도, 배기속도, 유량, 압축비, 발생 소음, 진동 등을 모두 파악할 수 있다. 표준연은 시스템 내 다양한 측정기기가 세계 수준의 신뢰성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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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 유량 공급·측정 장치

시스템 핵심은 표준 유량 공급·측정 장치이다. 표준 유량 공급·측정 장치는 평가 대상이 되는 저진공펌프가 챔버에서 공기를 빼낼 때 별도 공기를 균일하게 공급, 평가가 원활하게 이뤄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챔버 진공도, 실시간 공기 주입량(유량)을 면밀하게 알아낼 수 있다. 내년부터는 관련 제품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이 서비스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표준연은 별도로 국제 표준에 따르는 관련 시험절차서도 계속 개정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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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반도체측정장비팀

제갈원 반도체측정장비팀장은 “우리 평가시스템으로 국산 저진공펌프 성능을 인정받거나 성능을 끌어올릴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라며 “대기업도 새로운 펌프 도입해 밸류체인을 다변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