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카카오에 1천억원 투자...'미래차 전장·부품 경쟁력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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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LG그룹이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잡고, 미래차 사업에 속도를 낸다. 우선 카카오모빌리티의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 데이터를 활용, 전기차용 배터리와 자율주행 등 미래차 분야의 전장 부품 역량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취임 3주년을 맞은 구광모 LG 회장이 '미래차' 분야를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은 가운데, 그동안 하드웨어 중심 사업의 변화가 예상된다.

㈜LG는 지난 2일 카카오모빌리티에 1000억원 지분투자를 결정하면서 카카오, KHAKI홀딩스, 모빌리티코엔베스트에 이어 4대 주주로 올라설 전망이다. 지난해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라이드셀에 투자한 데 이어 이번 대규모 지분투자로 그룹의 미래차 사업 시너지 창출에 집중한다.

LG는 이번 지분투자로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계열사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배터리 교환과 전기차 충전 솔루션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신사업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의 전기차 배터리, 자율주행 기술을 카카오모빌리티의 주행 빅데이터, 모빌리티 플랫폼 등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내비'와 '카카오T' 등 내비게이션과 교통 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한다. 카카오내비는 국내 가입자 수 1600만명으로 시장 2위다. 카카오T 역시 월간활성이용자(MAU)가 600만명에 이를 정도다.

이번 지분 투자로 LG그룹이 역량 강화를 기대하는 영역은 LG에너지솔루션의 BaaS(Battery as a Service) 부문과 LG전자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을 들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제조부터 폐기 및 재활용, 재사용까지 이어지는 생애 주기별 관리·진단 서비스 부문을 키우고 있다. 사용할수록 충·방전 수명이 짧아지는 배터리 특성상 사용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이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후방산업으로 확대 가능하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말 전기차 충전 상황 모니터링, 원격 제어·진단 등 충전소 통합 관리 솔루션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운행 전반 제어·관리를 위해서는 실시간 주행 데이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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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 택시(자료: 전자신문 DB)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내비' 등을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 성능, 충전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활용한다면 최적의 충전서비스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카카오모빌리티가 가진 결제 시스템까지 합쳐질 경우 통합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 확장도 현실화한다.

장기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얻은 빅데이터는 배터리 성능 개발, 자율주행 기술 확보 등에 씨앗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이번 지분 투자를 계기로 구광모 회장이 점찍은 '미래차' 사업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 회장은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대신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을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LG그룹 벤처투자전문 회사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첫 투자 대상으로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인 라이드셀을 선택했다. 여기에 취임 후 차량용 조명 회사 ZKW,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회사 알루토를 인수한데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와 합작사를 설립할 정도로 전장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드웨어(HW)에 이어 소프트웨어(SW), 플랫폼까지 외연을 확장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LG 관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모빌리티 플랫폼 비즈니스 상에서 고객 접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협력 관계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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