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 인상에 우유가격 오르나...유업체 판매가 인상 '고심'

유업계가 우유 제품 가격 인상을 타진한다. 서울·매일·남양 등 유업체들은 다음 달 1일 원유가격 인상을 앞두고 흰우유, 가공유 등 우유 제품 출고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우유 가격 상승은 제과나 빙과 등 다른 업계에 영향을 끼쳐 전반적인 식음료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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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백색시유(흰 우유) 시장 1위사인 서울우유가 유통 업체들과 출고가 인상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은 결정되지 않았다.

서울우유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등 유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지난 2018년 가격 인상 이후 3년 만이며 매일유업은 2013년 이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은 지난 2018년 원유가 인상 이후 우유 제품군 가격을 각각 3.6~4.5%, 4.5% 씩 인상한 바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면서 “구체적인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경쟁사 동향을 살피며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다.

유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고민하는 것은 원유가격이 기존 926원(1리터 기준)에서 947원으로 내달 1일부터 리터당 21원이 오르기 때문이다.

원유가격은 지난 2013년부터 낙농업계 수급 안정을 위해 정부가 도입한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결정된다. 지난해 7월 한국유가공협회와 낙농가의 협의로 올해 원유가가 결정됐다.

원유가격연동제 시행 이후 원유가격은 2013년과 2018년, 2021년 세 차례 인상됐고 가격 동결은 2017년, 2019년 두 차례 이뤄졌다. 가격을 내린 것은 2016년 한 번뿐이다.

원유 가격은 오르지만 흰 우유 소비량은 매년 감소 추세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등교 일수가 적어진 탓에 급식 우유 시장은 반토막났다.

낙농진흥회의 우유 유통소비통계에 따르면 1인당 흰 우유(백색 시유) 소비량은 2018년 27.0kg, 2019년 26.7kg, 2020년 26.3㎏으로 줄었다. 작년 소비량은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가공유 소비량도 5.5kg으로 10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 탓에 유업체들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출구전략 찾기에 한창이다. 서울우유는 유가공품을 비롯해 최근 피자, 브리또 등 냉동 가정간편식(HMR)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성인 단백질 '셀렉스'를 2018년 내놓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남양유업과 일동후디스는 각각 영양맞춤 이유식 '케어비', 산양유 단백질 '하이뮨'으로 신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우유 소비량이 줄어든 데다 인건비, 물류 등 인상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업계 1위사인 서울우유 가격 인상에 나선다면 나머지 업체들도 가격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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