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시장은 양자통신·양자센싱·양자컴퓨팅 세 가지 주요 기술을 주축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중국, 일본의 200여개 기업이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주도하고 있다.
나성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미래네트워크센터장은 “양자기술 상용화를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다양한 분야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현장 실증이 진행 중인 분야는 양자통신이다. 이동통신 3사가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중소기업과 협업해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IDQ 인수를 통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에도 진출했다. SK텔레콤과 IDQ는 미국 월가 금융망 보안을 위해 1000㎞에 이르는 양자암호분배키(QKD) 기반 양자암호통신망을 구축했다. 이외에도 국가융합망, 광주시청, 전남도청, 유럽(오픈 QKD) 시장에 양자암호통신망을 적용 중이다.
KT는 자체 개발한 양자통신 기술을 우리넷, 코위버 등 중소기업 이전해 국내 양자통신 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쓰고 있다. 현대중공업에는 QKD 기반 양자통신망을 구축해 선박 설계도 등 주요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했다. 국가중요통신망, 춘천시청, 강원도청 등에도 양자통신을 적용 중이다.
올해에도 공공기관과 의료기관·산업 현장 등 민간 영역에 양자암호통신 인프라가 대거 구축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NIA는 올해 15개 기관에서 총 19개 양자암호 관련 서비스를 개발·실증한다. 대전시청과 대전상수도본부 등 공공기관 행정 및 시설보안과 순천향대병원 등 의료기관 원격협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예매정보관리 보안 서비스 등이 포함됐다.
SK브로드밴드 컨소시엄과 KT는 수요 기관에 QKD가 적용된 양자암호통신망과 양자난수발생기(QRNG)를 적용해 실증한다. LG유플러스는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을 활용해 실험·검증한다.
양자 센싱 국내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각 산업 분야 수요를 파악해 핵심 모델을 발굴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SK텔레콤은 단일 광자를 활용한 '양자기반 가스센싱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150m 떨어진 곳에서 가스 누출 유무 및 농도를 영상화해 대규모 가스 시설물을 원거리에서 관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KT는 단일 광자로 측정된 '미세 음원신호 활용 안전관리솔루션'을 상용화할 예정이다. 지하에 매설된 광케이블을 통해 미세한 신호를 측정, 지하시설물 관리와 국방 관련 침입·탐지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시장에서 양자컴퓨팅 분야는 상용화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나 센터장은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양자컴퓨팅 자체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며 “산·학·연이 협력해 활용 가능한 응용기술을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IBM 등 글로벌 기업은 양자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양자컴퓨팅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과 벤츠 등 자동차 기업은 양자컴퓨터로 교통 체증을 해소할 수 있는 교통관리 시스템 개발에 나서는 한편, IBM 양자컴퓨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 신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