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이 올해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한 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중은행이 잇달아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고, '제2의 인생'을 위해 퇴직을 희망하는 직원들도 늘고 있어 은행권 희망퇴직 추세가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희망퇴직 공고를 내고, 오는 14일까지 만 49세(1972년생)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희망퇴직 신청은 부지점장 이상 일반직 전 직원, 4급 이하 일반직, RS(리테일서비스)직, 무기계약 인력, 관리지원 계약인력 등으로, 1972년 이전에 출생한 15년 이상 근속 직원이 대상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연차와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 특별퇴직금이 지급된다.
앞서 신한은행은 올해 1월에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에 220여명 직원이 은행을 떠난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장 직원들의 희망퇴직 대상 확대 의견이 이어져 왔다”면서 “직원들의 안정적인 제2의 인생을 지원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확산하는 디지털화로 은행들의 구조조정도 점차 늘고 있다. 이미 KB국민은행은 1월 희망퇴직을 단행해 총 800명이 은행을 떠났다. 이는 지난해 임금피크제 희망퇴직(462명) 규모 1.7배 수준에 달한다.
희망퇴직을 요구하는 직원도 늘고 있다. 이는 40대 후반∼50대 초반 은행원들은 승진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좋은 조건일 때 2∼3년치 정도 급여를 챙겨 은행을 떠나 인생 2막 준비에 뛰어드는 게 현실적으로 낫다고 판단이 늘어난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지점장(부장급)은 물론 부지점장(부부장급)도 못 달고 임금피크를 맞아 차장으로 퇴직해야 하는 직원들이 많다. 그럴 바에야 50대 초반, 40대 후반에라도 빨리 나가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 전에 좋은 조건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