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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c)>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 법정 통화 지위를 확보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을 단순 가상자산이 아닌 '외화' 지위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돼 논란이다.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는 1962년부터 수교국이었으므로 수교국의 법화를 인정, 내년 도입 예정인 가상자산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에서도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비트코인을 외환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 글이 다수 작성, 실제 적용 가능성 여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한 청원인은 “현행 대한민국 외환법상 수교국의 화폐 환차익은 과세 대상이 아니다”며 “가상자산으로 분류하던 비트코인을 외환법에 따른 지위로 격상시키고, 가상자산법에 의한 과세 대상에서 제외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글은 약 1만명의 동의를 얻으며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 중이다.

엘살바도르 의회는 지난 9일(현지시간)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이 제출한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승인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세계에서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한 나라가 됐다.

중앙아메리카에 위치한 엘살바도르는 오랫동안 독재와 내전을 거친 탓에 불안정한 치안, 높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고 있다. 2001년부터는 자국통화인 '콜른'을 폐지하고 미국 달러를 법정통화로 인정해 사용하고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트코인 외화 적용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이와 관련 한 교수는 “비트코인이 수교국의 법정화폐가 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외화 격상 주장 자체가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는 아니다”며 “다만 회계기준 적용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수익이 있는 곳에 과세를 한다는 취지 자체는 지속 견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내 송금 스타트업 대표는 “비트코인의 외화 인정여부는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당국에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데, 유동성과 변동성 및 적용 가능한 범위 등에서 개발도상국 화폐보다 비트코인이 분명 우월한 부분이 있다”며 “외국환거래법상 대외지급 수단으로 비트코인이 인정될 수 있지만, 세법에 따른 문제도 들여다 봐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법정통화 결정 문제는 국제사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엘살바도르가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긴급 대출을 집행한 바 있어, 현재 경제 거버넌스 강화 정책에 대해 엘살바도르 당국과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제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할 경우 세심한 분석이 필요한 거시경제, 금융, 법적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며 “가상자산은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고, 다룸에 있어 효과적인 규제조치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