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발표
코로나19로 학습결손 확인한 첫 통계
대도시와 읍면 지역 격차도 벌어져
수도권 중학교와 전국 직업계고 등교부터 늘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교과별 성취수준 비율 지난해 기초학력미달 중·고등학생 비율이 2017년 표집평가 전환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도시와 읍면동 간 격차도 심화됐다. 정부는 2학기 전면 등교에 앞서 당장 이달부터 등교율이 낮은 수도권 중학교와 직업계고 등교를 늘리고 학습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을 공식 통계로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각종 설문조사를 통해 학습결손을 파악하고 있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지난해 11월 중3·고2의 3%인 2만 1179명을 대상으로 치러졌다. 국어·수학·영어 수준을 평가해 우수-보통-기초-기초학력미달 등 4단계로 분류했다. 학교생활 행복도와 원격수업 효용 등에 대한 설문조사도 함께 이뤄졌다.
중3 학생들 중 국어는 보통학력 이상인 학생의 비중은 2019년 82.9%에서 2020년 75.4%로, 영어는 72.6%에서 63.9%로 하락했다. 각각 7.5%p, 8.7%p 내려간 수치다. 고2 국어에서 보통 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77.5%에서 69.8%로 7.7%p 하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3 수학 3.6%p, 고2 수학 4.7%p, 고2 영어 2.1%p씩 전년대비 하락했지만 표준오차를 감안할 때 유의미한 차이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대상의 모든 과목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낮아진 것이다.
반면 기초학력에 미달되는 1수준의 학생들은 중3과 고2 모두 확대됐다. 중3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6.4%, 영어의 경우 7.1%로 전년 대비 각각 2.3%p, 3.8%p 확대됐다. 중3 수학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13.4%로 지난해 11.8%보다 높게 나왔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나오지 않았다.
고2 국어에서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6.8%(전년 대비 2.8%p↑), 수학 13.5%(4.5%p↑), 영어 8.6%(5.0%p↑)로 모든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늘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집평가로 전환된 2017년 이후 중3과 고2의 국어, 수학, 영어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모두 최고 수치다.
지역별로 봤을 때 보통학력 이상은 대도시 비율이 읍면지역 비율보다 높았고, 기초학력 미달은 읍면지역 비율이 대도시보다 높았다. 읍면지역은 코로나19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아 등교수업은 더 많이 했는데도 기초학력 미달이 늘었다.
중학교는 대도시-읍면지역 간 격차까지 확대됐다. 2019년 중3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대도시가 3.8%, 읍면이 4.9%로 1.1%p 차이였지만 2020년에는 각각 5.4%와 9.6%로 4.2%p 차이로 벌어졌다. 수학은 더 심하다. 2019년 대도시 10.3%, 읍면 15.2%로 4.9%p 격차에서 2020년 11.2%와 18.5%로 7.3%p 차이로 벌어졌다.
교육부는 이번 평가 결과를 통해 확인된 학습결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학습결손을 보완하기 위해 2학기 전면등교에 앞서 이달 14일부터 당장 수도권 중학교와 전국 직업계고 등교부터 늘리기로 했다.
수도권에서 초등학교(67.7%)와 고등학교(67.2%)에 중학교(48.3%)의 등교율이 낮은 상황이다. 1학기 내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를 확대하기 위해 현재 거리두기 2단계에서의 학교 밀집도 기준 원칙을 기존 1/3에서 2/3로 상향 조정한다. 취업역량 제고를 위해 직업계고등학교 등교 유연화를 추진한다. 방역조치 강화를 전제로 현재 거리두기 1·2단계에서 전면등교까지 가능해진다.
이 조치는 2일부터 약 2주간 준비 기간을 거쳐 14일부터 본격 적용한다. 6월 중순에는 2학기 전체 학생 등교를 위한 단계별 이행안(로드맵)을 수립발표할 예정이다. '(가칭)교육회복 종합방안'을 추진한다.
학업성취도 평가도 개선한다. 내년 9월부터 학교의 희망에 따라 자율적으로 역량 중심 평가에 참여할 수 있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지원시스템(i성취)'을 구축·운영한다. 실제 맥락에서의 문제해결력 등 역량을 측정하기 위해 기술공학적 기능을 활용한 다양한 문항 유형을 제공하는 컴퓨터 기반 평가 (CBT)를 도입한다. 2024년부터 학생의 성취수준을 고려해 개별 맞춤형 문항을 제공하는 컴퓨터 적응형 평가(CAT)로 전환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 가능한 학생들의 생애 누적 결손을 조사하기 위해 '코로나19 대응 중장기 종단조사'를 실시한다. 초3중2 학생을 대상으로 학업, 정서 발달 및 신체 건강에 대해 2021년부터 3년간 시도교육청과 함께 조사한다.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학생 성장 및 적응 지원을 위한 중장기 지역별학교급별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코로나로 인한 학습 결손은 전 세계가 직면하는 공통적인 문제이지만,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국가역량 차이”라면서 “올해 초부터 교육청과 검토해왔던 수도권 중학생들과 전국 직업계고 학생들의 등교를 6월 14일부터 확대해 대면수업을 확대하고, 학생들에게 맞춤형 진단 정보를 더 풍부하게 제공할 수 있는 컴퓨터 기반 역량평가(CBT)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 교과별 성취수준 비율(%) 】 출처:교육부>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