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신용평가 사업' 미래 먹거리 떠올라

IT업체·카드사 잇달아 뛰어들어
자체 데이터 접목 새 수익원 창출
비금융CB로 중금리 대출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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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나이스·KCB 등 대형 신용평가(CB)회사가 독점해 온 CB시장에 정보기술(IT), 카드사 등이 잇달아 출사표를 내밀었다. 정부가 마이데이터 산업을 육성, CB 시장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떠올랐다.

KB국민카드는 개인사업자CB 예비허가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지난달 신한카드가 처음으로 개인사업자CB를 신청했다. 삼성·현대·비씨 등 다수의 카드사도 개인사업자CB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소상공인 경영관리 시스템 '캐시노트'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신용데이터도 진출을 앞두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1일 “개인사업자CB의 신규 허가 절차에 착수했다”면서 “올해 하반기 안에 신용카드사 등 복수의 개인사업자CB가 정식으로 영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카드사가 앞다퉈 개인사업자CB에 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 때문이다. 주 수익원인 수수료 수익이 정체 국면에 부닥치자 신사업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카드사는 가맹점별 세부 매출내역, 사업자 민원·사고이력 정보 등을 보유하고 있어 개인사업자에 특화한 신용평가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CB사를 통한 마이데이터 산업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예컨대 CB사가 제공하는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에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맞춤형 대출서비스 추천 등 초개인화 비즈니스가 가능해진다.

재무정보가 부족해서 제대로 된 신용평가를 받지 못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소 개인사업자도 더 낮은 금리에 힘입어 대출이 용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금융그룹 전 계열사의 개인사업자 우량 자산 정보를 기반으로 구현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외연을 넓혀 타 금융기관에도 제공,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 보이겠다”고 말했다.

새로 생기는 기업신용조회업(기업CB)에는 더존비즈온이 본허가를 신청했다. 기업용 메신저·화상회의·회계관리 등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한다. 더존비즈온은 소상공인 신용을 판단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수십년 동안 축적한 기업 경영 데이터 등을 머신러닝을 통해 분석해서 기업 신용을 평가하는 등 신사업을 준비해 왔다. 마이데이터 산업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거론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사업자번호로 기업 회계정보를 볼 수 있는 '기업정보조회서비스'를 더 많은 금융기관에 유료로 제공,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전문개인신용평가업(비금융CB)과 기술신용평가업(기업CB)에는 각각 핀테크 기업인 크레파스솔루션과 한국기술신용평가가 예비허가를 신청하는 등 IT 기업의 CB사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비금융CB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파이낸셜,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이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비금융CB는 중금리대출 활성화 비책으로 꼽힌다.

CB 시장이 활발해지면 개인신용등급이 중하위라 하더라도 통신요금, 수도·전기·가스요금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진다. 금융 이력이 없어서 높은 금리를 내야만 하는 주부나 학생, 자영업자 등 신파일러 발굴에 유리하다. 다만 CB 활성화를 위해 금융 당국의 정책 완화가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개인사업자CB 사업자가 나오더라도 신뢰할 수 있는 회계정보가 부족한 개인사업자의 사업성을 평가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많다”면서 “개인사업자CB가 사업장 대표의 개인신용정보를 개인사업자 평가에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사업자등록번호, 사업장 대표 주민등록번호를 결합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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