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대선 경선룰을 두고 충돌했다. 이준석 후보는 당의 일정대로 경선을 진행하고 단일화 여부는 상황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 주장한 반면,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당 외부 주자들까지 영입한 이후에 경선을 치러야 한다고 반격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이준석, 조경태, 주호영, 홍문표 후보는 31일 MBC '100분 토론'에 참석해 대선 경선 및 단일화에 대한 각자의 전략을 밝혔다.
여기서 이 후보는 자강론을 토대로 공정한 원칙에 따른 경선을 주장했다. 대선 경선이 특정 유력주자를 위하는 모습으로 비춰져서는 안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버스 경선론'을 주장했다. 버스가 정해진 시간에 출발하는 것 처럼 외부 유력 대선주자가 입당하지 않아도 공정한 룰과 원칙에 따라 당 경선은 진행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선 “만약 버스를 타지 못했다면 다음 정류장에서 타면 된다”며 당 경선 이후 외부 대선주자들과의 단일화 방식으로도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반면, 나경원·주호영 후보는 이 후보의 구상이 야권 단일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했다. 나 후보는 “버스가 먼저 출발하면 당내 후보들만 올라타게 된다. 우리의 경선 열차는 9월 말에 출발하게 할 것”이라며 외부 인사 영입후 당 경선 의지를 내비쳤다. 나 후보는 “야권 후보를 모으는 작업을 하겠다”며 “성급하게 우리 후보들만 태우고 출발시켰다가는 다른 후보가 우리 당에 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주 후보 역시 “우리 당 후보를 먼저 뽑는다면 단일화가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다”며 “버스가 제시간에 출발한다면 야권이 분열된 상태로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의 일방적인 스케쥴로 경선이 진행될 경우 기득권으로 보일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조 후보와 홍 후보는 원칙에 따라 경선을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후보와 비슷한 입장을 내비쳤다.
조경태 후보는 자신감과 자강론을 내세우며 “우리 당 스스로 토양이 좋아지고,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국민에게 준다면 수권정당으로서 모범을 보인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문표 후보도 “당내외 인사가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룰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당이 자강해 후보를 길러내는 것이 정권을 잡는 길이지, 비가 새는 집에 손님이 올 리 없다”고 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