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첨단기술 접목 'K-산사태방지 대책'으로 안전한 대한민국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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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생태계에는 한 생물이 탄생해서 생장하고 소멸하는 생애주기(Life Cycle)가 있다. 대규모 산사태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게 발생 주기가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최근 20여년 산사태 발생 추이를 보면 이 같은 발생 주기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로 역대 최다의 산사태 피해 및 35명의 인명 피해가 있었고, 9년 뒤인 2011년에는 서울의 도심 한복판에서 16명의 인명 피해로 큰 충격을 안긴 우면산 산사태가 있었다. 또 9년 뒤인 2020년에는 역대 최장의 장마가 한반도에 머무르면서 역대 세 번째 규모의 산사태 피해 및 9명 사망이라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9년을 주기로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사실 2020년 이전 5년 동안의 산사태는 비교적 작은 규모였다. 2015년은 단 한 건의 산사태도 발생하지 않았고, 2016~2018년에는 100ha 미만의 피해가 있었다.

그러나 2019년에는 7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으며, 2020년에는 역대 최장의 장마가 찾아왔다. 국지성 집중호우 발생 빈도도 예년보다 대폭 증가하고 있는 등 비교적 짧은 기간에 급격한 기후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이러한 이상기후로 기상예측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산사태 발생 위험성 또한 높아 가고 있다. 산사태라는 자연재난 예방과 대비에 정부 차원에서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새로운 분야의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미래 최신 기술을 산사태 방지 분야에 접목할 필요성이 있다.

산림청에서는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에 대비해 최신 정보기술(IT)을 접목한 'K-산사태방지 대책'을 수립했다. 먼저 근본적인 산사태 예방을 위해서는 첨단 기술 활용으로 산사태 예측 정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산림청은 전국 산사태 발생 위험도를 1~5등급으로 구분한 산사태위험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위험등급이 고정돼 있어 지난해와 같은 극한 강우의 영향 반영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완성될 차기 산사태위험지도는 실시간 강우 상황을 반영, 위험등급이 연동되는 방식으로 고도화된다. 또 산사태 위험 예측을 직관화할 수 있도록 기존의 격자 단위(10×10m) 표현 형태를 유역 단위로 개선하고, 고위험지역에는 최신 물리 모형을 개발해 위험도를 제공하는 등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발생 시기와 장소를 예측할 수 없는 산사태로부터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산사태 예측에 따른 위험지역 주민들의 선제 대피가 최우선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산림청은 산사태 예측 모델을 활용해 매 시각 1시간 후의 산사태 발생 위험성을 지방자치단체에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빨리 산사태 위험을 알릴 수 있도록 3시간, 6시간, 12시간 등으로 예측정보 제공시간을 장기화할 계획이다. 이번 여름 자연재난대책기간에는 기상청 KLAPS(Korea Local Analysis and Prediction System) 모델을 활용, 더 정확한 산사태 예측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산사태 발생 시 현재 운영하는, 민간 전문가로 이뤄진 산사태현장예방단을 상시 운영체계로 전환해 지난해와 같이 동시다발성 피해 대응 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드론, 라이다(LiDAR) 등 항공 촬영을 통한 피해 현황 및 분포정보 탐지기술로 신속한 피해 조사가 이뤄져서 빠른 복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 밖에 산사태 재해 관련 법제도 정비 등 여러 개선 방안을 마련한 'K-산사태방지 대책'을 수립했다. 최신 기술을 접목해 수립한 이 대책을 활용, 앞으로 대한민국이 산사태로부터 더욱 안전해지길 바란다.

최병암 산림청장 chba@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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