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 의존 고출력 전자기파 송출 장치 국산화
의료·산업·국방·환경 등 산업구조 개선 기대
한국전기연구원이 의료·산업용 '메가와트(㎿)급 마그네트론'을 국산화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직무대행 유동욱)은 김근주·김정일 전기의료기기연구센터 연구팀이 의료를 비롯한 각종 산업분야에서 전자기파를 고출력 ㎿급으로 송출할 수 있는, 고난도 '마그네트론'을 세계 5번째로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마그네트론'은 진공에서 발생하는 전자빔의 전기 에너지를 고출력 전자기파 에너지로 변환해 방사하는 전자기파 발생 장치다.
출력에 따라 활용 범위가 다른데, ㎿급 마그네트론은 고출력 전자기파가 필요한 의료, 국방, 환경 등에서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높은 기술 수준이 요구돼 미국, 일본 등 소수 선진국이 기술을 독점하고, 우리나라는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해왔다.
KERI는 의료분야에서 가장 널리 사용하는 '고출력 3.1㎿급 마그네트론(S밴드 대역 3.0㎓ 주파수 기준)'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이 마그네트론은 기존 선진국 제품보다 뛰어나다. 세계 최초로 '이중 튜너 주파수 제어 구조'를 적용해 기존 상용 제품보다 1.6배 이상 주파수 대역폭이 넓다. 이로 인해 의료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안정적으로 고출력 전자기파를 활용할 수 있다.
영구자석 기반 자기회로를 적용해 소형·경량화도 구현했다. 각종 응용 시스템과 호환성, 설치 효율성, 공간 활용성이 높다.
김근주 연구원은 “자체 보유한 3차원 다중물리 해석, 공학구조 설계, 측정기술 등을 결합해 만든 국내 최초·유일의 의료·산업용 ㎿급 마그네트론”이라며 “선형가속기 기반 방사선 암치료기를 비롯해 비파괴 검사, 멸균·살균, 폐기물 처리, 국방 분야의 안전·보안, 검색·탐지용 레이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국내외 특허를 확보하고, 현재 ㎿급 마그네트론을 적용한 응용시스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수요업체를 발굴해 기술사업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