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헬스케어 역량 확보 시동...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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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프라엘 더마 LED 마스크

LG전자가 헬스케어 역량 확보에 시동을 걸었다. 병원, 기업 등과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헬스케어 전문 인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글로벌 시장 선두인 가전에 헬스케어를 입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전기자동차 등 미래 먹거리와 시너지도 창출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바이오 연구개발(R&D), 의료기기 품질평가 전문가 등을 연이어 채용하고 있다. 국내 톱5 병원은 물론 의료기기 기업 등과도 협업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LG전자가 채용한 헬스케어 부문 인력은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유전체 분석)과 홈뷰티·의료기기 개발단계 품질평가 및 분석 영역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사람 몸속과 공기, 토양 등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영역에 살고 있는 미생물을 분석해 건강과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게 목적이다. 정보기술(IT) 기반 대기업 가운데 관련 분야 인력을 채용하는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의료기기 영역 채용은 홈뷰티 케어 가전을 포함해 가정용 의료기기 개발 단계에서 성능을 평가하고, 인허가를 위한 사전 작업을 책임질 인력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이번 채용이 글로벌 1위를 노리는 생활가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본다. 각종 암은 물론 안티에이징 등 영역에서도 연구가 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역량을 강화해 퓨리케어 더마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메디헤어, 넥케어 등 홈뷰티케어 기기 R&D 강화 및 라인업 확대 가능성이 있다. 또 의료기기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만큼 기능 강화를 넘어 치료 영역으로 확대, 가전에서 의료기기 사업으로의 확장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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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속 미생물과 나노소포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바이옴은 피부 노화나 탈모 등 안티에이징 영역에서 가장 많이 각광 받는 기대주”라면서 “LG전자가 LED 마스크나 탈모치료 기기 등을 출시한 상황에서 이 영역에 마이크로바이옴 접목을 시도할 가능성이 짙고, 미생물의 일종인 곰팡이를 연구해 공기청정기나 에어컨 등 성능 개선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대형 병원과 협업도 속도를 낸다. 현재 LG전자는 분당서울대병원과 디지털 헬스케어 공동 R&D를 추진하고 있으며, 서울아산병원과 연세세브란스병원과 등과도 다양한 협업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의료데이터 기반으로 LG전자 가전을 활용, 개인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로 알려졌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현재 양측 실무자와 주기적으로 사업 방향 설정을 위한 회의를 하고 있다”면서 “TV, 냉장고 등 LG전자의 다양한 가전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당뇨관리, 운동제안 등 다양한 건강관리 방법을 제안하는 쪽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오는 7월부로 스마트폰 사업을 종료하면서 현재 캐시카우는 생활가전과 TV에 집중됐다. 신성장 동력 발굴은 물론 스마트폰 사업 매출을 메울 기존 사업의 역량 강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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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국제의료기기 전시회 메디카에서 LG전자 관계자가 의료용 영상기기를 소개하고 있다.

현재 LG전자 의료 분야는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부가 담당하고 있지만 의료용 모니터, 엑스레이 검출기 등에 한정돼 있다. 주력 품목인 TV,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가전에 개인 건강 상태 모니터링과 건강관리 솔루션 제공 역할으로까지 확장해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꼽은 전기차 영역에서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건강관리 등 솔루션 접목도 가능하다.

LG전자 관계자는 “아직 헬스케어 관련 제품이나 솔루션 출시가 가시화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얘기할 것은 없다”면서 “관련 인력 채용은 그룹 차원에서 미래 기술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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