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20㎒ 폭 주파수 조기 할당해야"
SK텔레콤·KT "3.7~4.0㎓ 대역 300㎒ 폭 고려"
과기정통부, 적정가치 확보 핵심과제 부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LG유플러스 3.5㎓ 대역 인접 20㎒ 폭(3.4㎓~3.42㎓)을 경매를 통해 할당하기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KT 간 신경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매 시기는 물론이고 20㎒ 폭을 3.7㎓~4.0㎓ 인접 대역 다른 주파수와 묶어 경매를 진행할 것인지 등 경매 방식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3.5㎓ 대역 5세대(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 문제가 하반기 이동통신 시장을 관통할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LG유플러스, 주파수 활용 효율 고려해야
과기정통부는 하반기 이통사를 대상으로 주파수대역 할당 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시작할 예정이다. 3.5㎓ 대역 20㎒ 폭 주파수 조기 할당을 원하는 LG유플러스와 이를 견제하려는 SK텔레콤·KT 간 치열한 물밑 논쟁이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주파수 활용 효율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최대한 빠르게 20㎒ 폭 경매를 실시해 달라고 과기정통부를 설득할 것으로 관측된다. 과기정통부는 2018년 5G 주파수 경매에서 3.5㎓ 대역 300㎒ 폭 할당을 검토했지만 인접 공공 주파수에 대한 간섭 우려로 불가피하게 20㎒ 폭을 유예했다. 과기정통부가 당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전문가와 연구를 통해 20㎒ 폭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완료한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할당하는 게 국가 자원 효율 활용과 이용자 이익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논리다.
LG유플러스는 3.5㎓ 대역 농어촌 5G 로밍도 20㎒ 폭 추가할당을 위한 중요한 논거로 제시할 전망이다. 2022년 농어촌 5G 로밍을 시작할 경우에 LG유플러스가 망을 구축한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는 SK텔레콤·KT 가입자가 LG유플러스 망을 이용, 80㎒ 폭 주파수만 활용해야 한다. 이는 지역에 따른 5G 이용자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할 전망이다.
◇SK텔레콤·KT, 경매원칙 준수해야
SK텔레콤·KT는 과기정통부가 3.7~4.0㎓ 대역 300㎒ 폭을 추가 확보해 경매에 부칠 예정인 만큼 20㎒ 폭 경매를 굳이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5G 시장의 전체적 경쟁 상황을 고려해 LG유플러스 인접 20㎒ 폭과 나머지 300㎒ 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매 방식과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쟁사는 3.5㎓ 대역 20㎒ 폭은 LG유플러스에 가장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파수집성(CA) 기술 등을 적용하면 경쟁사도 활용이 가능해 경쟁 수요가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에 경매 없이 심사 할당하거나, 일정을 과도하게 조정해 경매를 진행하는 것은 특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5G 주파수 경매에서 3.5㎓ 대역 80㎒ 폭을 SK텔레콤(1조2185억원), KT(9680억원)에 비해 4000억원 이상 낮은 8095억원에 낙찰받았다. 이는 경매 룰에 따른 LG유플러스 선택의 결과로 통신속도와 품질은 LG유플러스가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다. 경쟁사는 과거와 같이 2.1㎓ 대역 입찰 자격을 제한해 3위 사업자에 유리하게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은 더 이상 안된다고 주장했다.
과기정통부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주파수 적정 가치를 찾되 특혜 시비를 없애며 공정성을 고려한 묘수를 찾는 게 하반기 핵심 과제가 됐다.
일각에선 3.5㎓ 대역 20㎒ 폭을 경매하더라도 SK텔레콤과 KT가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거론한다.
SK텔레콤과 KT 모두 당장 20㎒ 폭이 필요하지 않은데다 경매를 통할 경우에 비용 지출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20㎒ 폭 추가 확보에 따른 투자 의무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통사 고위관계자는 “3.5㎓ 대역 20㎒ 폭을 놓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KT 간 신경전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무리한 경쟁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이통시장 기조를 볼 때 의외로 논쟁 없이 경매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 정예린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