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트렌드]환골탈태 '창문형 에어컨'

봄기운이 살짝 느껴지는가 싶더니 벌써 뜨거운 공기가 올라오고 있다. 에어컨 바람이 절실해지는 여름이 코앞이다. 에어컨은 과거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잠깐 써야 하는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고급(?) 가전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현재는 쾌적한 집안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필수가전이 됐다. 기술 발전으로 건강한 바람이 나오며 전력 소모도 매우 준수해진 것은 덤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올해도 지속되면서 집콕 시간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쾌적한 환경이 요구되는 가운데 벌써 에어컨 판매 호조 소식이 들리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에어컨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코로나19 창궐로 급격하게 판매가 상승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어컨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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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콕 인구가 늘어나면서 쾌적한 환경을 위한 에어컨의 존재는 필수가 되었다. 게티 이미지 코리아

집에서 여가를 보내거나 재택근무 등 집콕 인구가 늘어나면서 1인 가구나 작은 방에도 부담 없이 쉽게 탈부착이 가능한 창문형 에어컨이 각광받고 있다. 집값도 비싸지면서 이사를 자주 하는 사람이 늘어 벽을 뚫으며 에어컨을 설치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이들도 창문형 에어컨을 선택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은 14만3100대를 기록해 2019년 3만8100대보다 무려 4배 이상 팔렸다. 창문형 에어컨은 20년 전 대기업이 철수하면서 중소·중견기업이 이끌고 있었는데 최근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자 삼성전자 등 대기업도 출사표를 던졌다. 창문형 에어컨의 어떤 매력이 소비자 마음을 흔들고 있는 것일까.

◇ 설치에 장소 제약 없어

창문형 에어컨은 실외기와 실내기를 하나로 합친 일체형 에어컨이다. 실외기를 설치할 수 없는 장소에도 창문만 있다면 설치가 가능해 장소 제약이 적다고 할 수 있다. 창틀에 트레이만 설치하고 끼워 넣기만 할 정도로 설치법이 간단해 셀프 설치가 가능하며 이에 따라 설치기사를 불러야 하는 번거로움과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사를 가거나 다른 방에 에어컨을 이동시키기 쉽다는 의미다. 타공(벽에 구멍을 뚫는 것)이 필요하지 않아 전세 등 자가가 아닌 가구도 손쉽게 에어컨을 추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크게 개선된 성능과 디자인

성능과 디자인도 크게 개선됐다. 과거에도 창문형 에어컨이 존재했지만 매우 큰 소음과 부족한 냉각능력, 직사각형의 못난 모습 때문에 한국에서는 주로 여관이나 고시원 등 저렴한 거주시설에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전력소모 1등급에 벽걸이 제품과 견주어도 소음과 디자인이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주로 섀시로 되어 있는 한국 실정에 맞춰 세로형으로 제작되는 등 실속 있는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창문형 에어컨 중 주목받고 있는 제품을 소개해 본다.

◇삼성전자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 (AW05A5171T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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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

삼성전자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은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에 주목해 생산한 제품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체가 창문형 에어컨으로 큰 성공을 거두자 전략적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삼성 윈도우핏은 창문에 전용 프레임과 에어컨을 부착하면 될 정도로 복잡한 설치 과정이 필요 없다.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계절에 분리해 보관도 간단하다. 좌·우·중앙·스윙 네 가지 방향으로 전환이 가능한 '2중 바람 날개'를 적용해 강력한 바람을 방안 구석구석 넓고 고르게 보내준다. 또 열교환 과정 중 발생한 수분을 팬을 통해 증발시키는 방식을 적용, 별도 배수관 설치도 필요 없다.

윈도우핏은 두 개 실린더가 회전하면서 진동과 소음을 줄여주는 '트윈 인버터'와 2개 관을 이용해 냉매 마찰음을 감소시키는 '트윈튜브 머플러'가 적용돼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를 적용했다. 저소음 모드로 사용 시 도서관 실내 수준 소음인 40데시벨(㏈)로 작동하며, 일반 냉방 모드와 비교해 소비전력을 최대 70%까지 절감한다. 실내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그린·블루·베이지·그레이·핑크 등 다섯 가지 비스포크 색상으로 선보이며 패널 교체도 가능하다.

이 외에 에어컨을 종료할 때마다 내부 습기를 자동으로 건조해 주는 기능과 손쉽게 분리 세척 가능한 필터 등 삼성 무풍에어컨에 적용돼 호평받아 온 '이지케어'를 탑재, 삼성 패밀리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자랑한다.

윈도우핏은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으로 환급을 받을 수 있으며 제품에 적용된 디지털 인버터 모터와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는 '평생보증'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동안 고장이 나면 무상으로 부품을 수리 또는 교체 받을 수 있다.

◇신일전자 2세대 창문형 에어컨(SMA-C7800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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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전자 2세대 에어컨

서큘레이터 시장을 선도하는 신일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1세대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2세대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였다. 5등급에 불과했던 에너지 효율 등급을 1등급 BLDC 모터를 적용한 인버터형으로 개선해 에너지 효율 1등급을 달성했다. 신일전자 2세대 창문형 에어컨은 실내 온도에 따라 냉방을 자동으로 조절, 전기요금 부담과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아껴 더욱 경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자가 증발시스템으로 자동으로 물 넘침을 막고, 열 교환기 습기 및 악취 곰팡이를 억제시켜 실외기 없이 사용 할 수 있다. 열 교환기에 자외선(UV)살균 램프를 장착해 악취 및 곰팡이 발생을 억제, 더욱 상쾌한 바람을 구현한다. 냉방, 제습, 송풍 기능 탑재로 사계절 유용하게 사용 가능하고 좌우 110도 자동회전과 상하 수동 회전으로 시원한 바람을 공간 공백 없이 느낄 수 있다.

◇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3(PWA-3300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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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세코 창문형 에어컨 3

파세코는 올해 '창문형 에어컨3 듀얼 인버터'(이하 에어컨3)를 선보였다. 파세코는 지난해 18만대가량 판매된 시장에서 10만대 이상을 판매해 점유율 60%를 기록하며 삼성의 창문형 에어컨 시장 진출을 자극한 장본인이다. 3세대 제품을 출시하며 초절전, 저소음, 72시간 내 사후관리(AS) 방문 보증 등으로 차별화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에어컨3는 1등급 LG 듀얼 인버터 컴프레셔와 BLCD 모터를 채택해 소음을 취침모드 기준 37.1㏈까지 낮췄다. 지난해 2세대 제품보다 38% 더 소음이 감소됐다. 듀얼 인버터 컴프레셔 채택으로 전력 사용량도 기존 1등급 제품보다 10% 더 절감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파세코는 업계 1위를 유지하기 위한 파격 정책도 꺼내들었다. 제품 10년 무상보증은 물론 72시간 내에 방문 AS가 진행되지 못하면 아예 새 제품으로 교체해 주는 '72시간 AS 방문 보증제'를 업계 최초로 실시한다.

◇한일 1등급 아기바람 창문형 에어컨(AIW-2500)

과거 국민 선풍기 제조 기업으로 사랑을 받았던 한일전기가 '한일 1등급 아기바람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했다. 1등급 창문형 에어컨은 기존 창문형 에어컨의 주요 단점이던 낮은 에너지 소비효율을 디지털 인버터 방식의 BLDC 모터 사용과 냉방 효율 최적화를 통해 획기적으로 개선,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을 달성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으뜸 효율 가전제품 환급 사업(한전 고효율 가전제품 구매비용 지원사업) 대상에 포함돼 구매 비용의 10%를 환급받을 수 있다.

한일 1등급 창문형 에어컨은 선풍기 명가답게 바람에 대한 조예를 보였다. 저자극 바람 모드인 '아기바람'을 적용, 어른은 물론 영유아기 아동이나 노약자가 사용하기에도 부담 없는 냉방을 제공해 가족용 서브 에어컨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창문형 에어컨은 가정용으로 최초 개발되고 보급이 이뤄진 역사가 오래된 가전이다. 한국에서는 벽걸이와 스탠드형이 유행하면서 사장됐었지만 2018년 기록적인 더위에 에어컨 설치가 몇 달씩 밀리자 자가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이 재조명되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여기에 개인 공간을 활용하는 시간이 길어져 개별 에어컨 수요가 폭발했고 이에 파세코를 필두로 다양한 제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시장이 후끈 달아오른 상태다. 지난해는 약간 간을 보는 기간이었다면 올해는 에너지효율 1등급, BLDC 모터, 저소음 등 준수한 성능을 무기로 이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대기업 역시 스탠바이 상태다. 삼성은 이미 신제품을 출시했고, 에어컨 업계 3위인 위니아 딤채도 6월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든다. 간만에 찾은 창문형 에어컨이라는 블루오션에 경쟁자가 몰려들고 있다. 과연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가 될까.

이호 넥스트데일리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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