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가운데 절반 이상이 외산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발전사는 풍력발전기의 80%를 외산으로 설치했다. 수익성 극대화를 추구하는 민간발전사가 상대적으로 고품질인 외산 풍력발전기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업계는 국산 풍력발전기를 활용하면 금융권에서 투자 자금 유치가 어려울 정도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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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가 추진중인 동해1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조감도. [자료:한국석유공사]

16일 한국풍력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우리나라에 누적 설치된 풍력발전기 가운데 외산이 50% 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국내에 구축된 풍력발전기는 164만1615㎾다. 이 가운데 외산 풍력발전기는 87만9665㎾(369기)로 53.6%를 차지했다. 국산 풍력발전기는 76만1950㎾(370기)로 46.4%였다.

민간발전사의 외산 풍력발전기 편식이 두드러졌다. 민간발전사는 전체 풍력발전기 가운데 80.3%를 외산으로 사용했다. 발전공기업(21.6%), 지방자치단체(19.9%), 공사·연구원·학교·특성화마을 등 기타(7.8%)에 비해 외산 활용 비율이 특히 높았다.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민간발전사가 전력생산량이 많고 고장이 적은 편인 외산 풍력발전기를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발전공기업 등 공공기관은 국내 풍력발전단지 구축 시 공공성까지 고려하지만 민간발전사는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투자에 나서지 않는 특성을 보인다.

풍력발전기 점유율은 베스타스(34.33%), 유니슨(15.44%), 두산중공업(13.39%) 지멘스 가메사(10.01%), 현대일렉트릭(7.97%), 악시오나(Acciona)(3.93%) 순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업계는 국내 대규모 해상풍력 개발을 앞두고 우리 풍력발전기 개발업체의 기술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해상풍력은 육상풍력에 비해 대형 풍력발전단지가 구축되고, 사업자가 육상풍력보다 수익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풍력개발업체 한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규모가 크고 사업비가 많이 들어서 수익성 '리스크' 또한 크기 때문에 풍력발전기 선정에도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트랙 레코드'(운영실적)가 적은 국산 풍력발전기는 돈을 빌려주는 쪽(금융권)에서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외국 풍력발전기 업체와 기술제휴를 맺는 방안도 제안했다. 현재 두산중공업에서 8㎿ 규모 해상풍력 전용터빈, 유니슨에서 10㎿ 규모 해상풍력 전용터빈을 각각 개발하고 있지만 당장 베스타스 등 외국 기업의 기술력을 따라잡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풍력개발업체 관계자는 “해상풍력 터빈은 대형화가 중요한데 베스타스는 이미 15㎿급 해상풍력 터빈을 생산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라면서 “국내 풍력터빈 업체들이 외국 터빈업체와 기술제휴를 맺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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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2016~2020년 국산 및 외산 풍력발전기 설치비율(누적 기준)


자료: 한국풍력산업협회

자료: 한국풍력산업협회

국내 풍력발전기 절반 이상 외산…민간발전사는 80% 이상 외산
국내 풍력발전기 절반 이상 외산…민간발전사는 80% 이상 외산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