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기준 831억·731억 집계
신세계 277억·롯데 5억3400만원 그쳐
충성 고객·플랫폼 경쟁력 가늠 척도
적립금 상향 등 간편결제 경쟁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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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엘페이>

쿠팡, 이베이코리아 등 e커머스 플랫폼에 예치된 선불충전금 잔액이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불충전금은 고객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예치금이다. 충전금이 더 많다는 것은 그만큼 충성 고객층이 두텁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16일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이 공개한 선불충전금 규모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이베이코리아 간편결제 스마일페이 선불충전금 잔액은 831억원, 쿠팡 쿠페이는 731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신세계 SSG페이와 롯데멤버스 엘페이 간편결제에 쌓인 충전금은 각각 277억원, 5억3400만원으로 e커머스 경쟁사의 충전금 잔액을 크게 밑돌았다.

선불충전금은 고객이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의 대가로 간편결제사에 지급한 금액으로, 대금결제·환급 등에 사용한 금액을 차감한 잔액이다. 이벤트를 통한 무상 포인트를 제외하고 상품권 전환금이나 결제 적립금 등 유상 포인트가 해당된다. 선불충전금 잔액이 많다는 것은 해당 플랫폼에서 돈을 쓰는 고객의 수요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이용률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인 월간이용자수(MAU)도 선불충전금 잔액 규모와 비례한다. 지난 3월 쿠팡 MAU는 2503만명인 데 반해 SSG닷컴은 172만명, 롯데온은 136만명에 그쳤다.

충전금 격차는 1분기 실적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 쿠팡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4% 성장한 반면에 SSG닷컴의 매출 신장률은 9.8%에 그쳤다. 롯데온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오히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9% 줄었다. 이는 지난해 종합몰에서 오픈마켓으로 전환하며 매출로 계상되는 수수료 기준이 달라진 영향도 있지만 기대보다 부진한 성적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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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스마일페이.>

선불충전금은 고객 결제 편의뿐만 아니라 잠재적 매출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 쇼핑 플랫폼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특히 e커머스 시장 경쟁이 격화하면서 온라인 사업자 모두 고객을 묶어 두기 위한 간편결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유료멤버십 스마일클럽 가입자 대상으로 스마일페이 적립금을 제공하거나 쿠팡이 로켓와우에 가입한 뒤 쿠페이로 결제하면 결제액의 5%를 적립해 주는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한 것도 고객의 선불 충전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미리 충전해 두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선불충전금은 '록인(lock-in)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플랫폼 사업자 모두 관심이 뜨겁다.

롯데멤버스의 경우 자체 간편결제 엘페이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선불충전 서비스는 지난해 하반기에 들어와서야 도입했다. 롯데는 후발주자인 만큼 벌어진 격차를 줄이고 선불충전금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들어와 프로모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충전금의 3% 추가 적립 이벤트를 진행한 데 이어 제휴 결제사에서 엘페이 구매 시 최대 추가 적립 이벤트도 열었다. 최근에는 백화점·마트 등 그룹 유통사와 연계해 첫 결제 시 엘포인트 5배 추가 적립을 해 주는 등 엘페이 충전금 규모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결제 편의와 추가 적립 혜택까지 제공하면서 선불충전금 규모가 매년 급격히 커지고 있다”면서 “해당 플랫폼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충성 고객 규모를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