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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동차 번호판에 들어가는 한글 문자에 '조'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국내 유니콘, 벤처기업인이 수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엄청난 부를 갖게 되는 사례를 보면서 일반인에겐 꿈의 금액 단위인 '조'를 차량 번호판에라도 달아 보고 싶은 마음 욕구가 커졌다는 얘기다. 어쨌든 성공 사례는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특히 창업·벤처를 바라보는 인식이 크게 개선됐다. '취업도피'라거나 '집안 말아먹는 일'이란 인식에선 어느 정도 벗어났다. 한 스타트업 전문 액셀러레이터는 올해 들어 하루 평균 10건의 투자요청서를 받고 있다. 실제 벤처 투자, 펀드 결성액도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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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창업 생태계 주요 지표 변화 <출처:중소벤처기업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제2 벤처 붐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더 확산하고 있는 것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여실히 보여 준다”면서 “더 힘차게 비상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벤처산업 지원 의지를 강력하게 밝힌 점은 주목할 만하다. 다만 업계는 함께 박수를 치지 못한다. 각종 융합 신산업에 대한 규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벤처기업의 특성을 제대로 담지 못한 지원책이 답답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업계의 고충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파산한 벤처기업을 살펴보고, 족집게 지원에 주력해야 한다. 벤처기업, 스타트업, 중소기업, 수출기업 등을 모조리 끌어모아서 '수천억'의 통 큰 지원이라며 규모만 강조해선 안 된다. 관련 부처는 물론 관련 기관이 '제2 벤처 붐'의 성과를 적극 홍보하는 것도 좋지만 여기에 그쳐선 추가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벤처기업에 대한 현실성 있는 법인세 부담 감면, '모험 투자' 현실화, 핵심 규제 개선 등이 관건이다. 여기에 대기업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우수 인력 빈익빈 부익부' 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챙겨야 할 숙제다. 20년 만에 찾아온 제2 벤처 붐의 축배를 들기엔 아직 이르다. 올해 완료되는 '1차 벤처육성 3개년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점검하고, 2차 기본계획을 옹골차게 짜는 데 집중해야 한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