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개시 1년반만에 17만 가입자... 스크린골프장 시장점유을 10% '고속성장'
꿈으로 시작한 창업... 젊음에 경험을 더해 골프 020서비스 시장 개척
직원 평균연령 28세, 젊은감각과 패기로 골프시장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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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캐디 공동창업자 5인이 서비스 개발관련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요한 대표, 오정규 제품총괄, 나종석 운영총괄, 서영웅 디자인총괄, 최재림 기술총괄.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배민? 쿠팡? 골프는 김캐디'. 스크린골프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김캐디가 골퍼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쉽고 편해서다. 지도 위 내 주변 스크린골프장 위치부터 설치된 장비는 물론 가격 확인도 한눈에 가능하다. 여기에 터치 한 번이면 예약까지 끝. 좋은 건 소비자가 먼저 알아본다. 김캐디는 서비스 시작 1년 반 만에 17만명 회원을 끌어모았다. <편집자 주>

서울 양재 한 건물의 평범한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늘어선 모니터 사이에서 일어난 누군가가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세요. 김캐디입니다.” 김캐디 운영책임를 맡고 있는 나종석 이사였다.

김캐디 취재는 처음부터 막막했다. 서비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 기사 정도가 전부였다. 반신반의한 심정으로 고객센터 채팅상담에 취재를 요청했다. 휴대폰을 내려놓기 무섭게 답이 돌아왔다. '지인찬스'보다 고객센터가 빨랐다. 소비자들에게 먼저 입소문을 탄 이유가 있었다.

사무실 한켠 회의실. 본능적으로 유리벽에 빼곡히 적힌 글자에 시선을 빼앗긴 사이 나 이사와 함께 이요한 대표가 회의실로 들어섰다. 골프시장에서는 만나기 힘들었던 젊은 대표였다.

김캐디는 모두 다섯명의 공동창업자가 힘을 합쳐 만든 서비스다. 컨설팅 업체에서 일하던 이요한 대표와 현대자동차에서 빅데이터를 다루던 나 이사는 한 업체의 인턴과정에서 인연을 맺었다. 그 뒤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현대차 출신들이 가세했다. 컨설팅부터 개발, 빅데이터 분석까지 베테랑급은 아니지만 젊은 감각과 패기를 믿고 창업에 도전했다.

총대는 이요한 대표가 맸다. “회사를 그만둔 뒤 2018~2019년께 법인을 만들고 시작했어요. 이사님과 다른 공동창업자들은 반년가량 퇴근 후 모여 개발을 도와줬구요.” 이 대표의 말이다.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젊음이 재산이었다. 이 대표는 “처음엔 걱정이 앞섰죠. 잘못되면 큰일이잖아요”라며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걱정은 잠시 뒤로 미뤘다. 손을 맞잡은 공동창업 멤버들을 믿었다. 나 이사는 “한 동안 퇴근 후 모여서 회의하고 개발하며 준비를 했어요. 그때에는 두려움보단 재미가 컸던 것 같아요. 새로운 걸 만들고 도전한다는 데 끌렸다”며 2년 전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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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상은 녹록지 않다. 사업은 더욱 그렇다. 면밀히 시장조사를 하고 가능성에 확신을 갖는다고 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나 이사는 “시장진입부터 쉽지 않았어요. 스크린골프장 예약서비스 기본은 업장과 협업인데 그것부터 문제였죠. 처음에는 저희가 찾아가면 대부분 귀찮아하셨죠. 가격을 공개하는 것도 꺼려하셨고 새로운 방식에 대한 거부감도 있으셨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캐디는 서비스 개시 1년 반 만에 17만명 회원을 보유한 서비스로 성장했다. 전국 5000여곳에 달하는 스크린골프장 정보를 제공하고 직접 협업하는 스크린골프장도 2500여곳에 달한다. 서비스 개발 기간을 합쳐 불과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공동창업자들의 주머니를 털어모은 돈에 대출금을 더해 자본금을 마련할 땐 불안감도 컸다. 하지만 지금은 시작할 때 가졌던 막연한 걱정이 희망으로 바뀌고 있다. 이 대표는 “긴 시간은 아니지만 창업에 도전하는 게 쉽진 않았어요. 그래도 믿고 함께한 동료들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지금은 걱정보단 희망이 크죠. 요즘은 먼저 투자문의가 들어오기도 할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어요”라고 말했다.

물론 김캐디의 여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경쟁업체 등장도 초읽기다. 젊은 감각과 패기로 서비스를 알리는 데 성공했지만 사업이라는 영역에서의 본게임은 이제부터인 셈이다. 이 대표는 “수익 아이템 개발부터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까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을 만나겠지만 그것도 과정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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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명을 김캐디로 정한 이유를 물었다. 나 이사는 “처음에는 '김캐디'가 아닌 '스크린가자'였어요. 이 대표 어머니 아이디어였죠. 하지만 서비스 론칭 직전에 좀 더 단순하게 기억에 남는 이름을 고민하다 김씨가 가장 많은 성씨인 점에 착안해 김캐디로 정했어요. 한번 들으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이름으로 만들고 싶었거든요”라고 귀띔했다.


김캐디에 지난 2년은 맑음이었다. 어려움도 있었지만 기간에 비해 빠르게 성장했다. 그만큼 많은 노력의 결과다. 시작부터 소비자들이 알아봐주면서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남들과 다르기 위해 노력한 땀의 무게가 달랐기 때문이다. 5년, 10년 뒤 김캐디 모습이 궁금하다. 한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이름 김캐디보다 누구나 아는 골프앱 김캐디로 변해있길 기대한다.


정원일기자 umph1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