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이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했다. 최근 불고 있는 '제2 벤처 붐' 열기와 함께 이들 벤처·스타트업의 성공 사례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기업가정신연구협회(GERA)가 발표한 '2020년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에서 나타난 결과다.
코로나19로 세계가 시름하는 가운데에서도 한국의 기업가정신지수는 지난 2019년보다 여섯 단계 상승한 9위를 기록했다.
특히 관심을 끄는 항목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지난해에 이어 전체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43위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해당 순위는 낮을수록 창업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의미다. 직업 선택 시 창업을 선호하는 비중도 56.6%로 전년 대비 2.3%포인트(P) 상승했다.
그만큼 창업이나 실패에서 오는 두려움을 극복했다는 것과 기업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른바 '사업하는 사람에게는 딸도 주지 않는다' '사업에 실패하면 일가족이 패가망신 한다'는 등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그만큼 창업에는 많은 위험이 있고, 사업 실패로 인해 창업자가 짊어질 부담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의 극복뿐만 아니라 시장의 역동성과 개방성, 정부정책의 적절성 등 대부분 항목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혁신기업에 대한 청년층의 초기 창업 활동 양상이나 창업기업의 향후 고용 전망치도 증가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공무원 시험을 위해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 청년들이 모여들던 상황과는 너무도 바뀐 상황에 '정말?'이라는 의구심까지 드는 것은 왜일까. 최근 몇몇 스타트업의 화려한 성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같은 괄목할 기업가정신 순위 변화나 창업 실패에 대한 부담이 덜어졌다고 해서 실제 창업에 따르는 위험 요인이 줄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여전히 창업은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이다. 100명이 창업하면 95명 이상은 실패한다. 화려한 성공 사례는 더욱더 적다.
제2 벤처 붐의 열기를 이어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물론 정책적으로 실패 확률을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해결책은 재도전 기회가 얼마나 주어지느냐다. 두 번, 세 번 도전으로 성공한 5% 내에 들 수 있는 기회를 넓혀 주는 것이다. 창업 확대뿐만 아니라 창업 후 관리, 재도전 문호 확대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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