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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최근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의 결제 수수료를 인하한다는 발표를 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구글의 수수료 수준이 아니다. 앱마켓을 지배하는 사업자가 결제 수단을 강제하는 것에 있다. 이는 앱개발사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결제수단 선택의 기회를 박탈하는 행위라 할 수 있고, 서비스 이용가격을 올리는 주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발표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주요 246개 업체의 예상되는 전체 매출은 6조885억원이며, 이로 인한 인앱결제 예상 수입은 1조7859억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의 이번 정책으로 말미암은 할인 금액 406억원은 이에 비하면 2.2% 수준으로 미미하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주장이다. 그리고 국내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 최고 수준의 수수료가 2.8%임을 감안할 때 15%도 여전히 과도하다.

이러한 주장에 구글은 인앱결제 수수료는 앱마켓 플랫폼의 운용과 유지·보수, 앱 품질관리, 개발자 지원, 결제 및 컴플라이언스 솔루션, 통신사와의 수익 분배 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당위성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가지 고민할 점은 구글은 '안드로이드'라는 스마트폰 운용체계(OS)의 지배적 사업자라는 것이다.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가 안드로이드를 이용한다. 이미 독점적으로 OS를 공급하며 스마트폰 제조사로부터 막대한 이익을 얻으면서 앱마켓과 인앱결제 수단에까지 지배력을 행사하려는 것이 문제다. 결국 인앱결제 논란의 핵심은 구글이 OS에 이어 앱마켓 시장에까지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언제든 수수료를 올리거나 앱 공급자를 시장에서 퇴출시킬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러한 인앱결제 분쟁은 국내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주요 게임 개발사인 포트나이트가 자사 인기 게임 상품인 포트나이트에서 구글과 애플의 결제 시스템을 우회하는 자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서 논란이 일자 많은 게임 사업자가 포트나이트 정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러한 논란 속에 최근 미국에서는 인앱결제 의무화를 금지하는 HB2005 안이 애리조나주 하원에서 통과됐지만 상원에서 표결조차 하지 못하고 폐기됐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이 법안의 통과를 저지하고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로비스트에게 거액을 건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앱 스토어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결제 선택권을 부여하고자 한 HB2005 안은 지난 3월 초 주 하원을 통과할 때만 해도 시행이 낙관적이었지만 상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리 국회 역시 이러한 문제를 잘 인식하고 앱마켓 입점 및 결제 방식 강요를 금지하는 취지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여야 구분 없이 7건이나 발의했다. 대부분 법안이 특정 기업 규제가 아닌 앱 생태계의 공정한 시장 질서 마련에 목적이 있다고 했지만 지난 3월에도 이들 법안은 관련 상임위원회의 심사 대상 안건에 포함되지도 못했다.

우리나라 국회에도 전방위적으로 법안 통과를 막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지속된 것으로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이 미국과의 통상 마찰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면서 돌연 모호한 행보를 보였다. 오히려 수수료 인하를 끌어냈다는 주장을 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수수료 인하가 이 논란에서 핵심이 아니다. 앱마켓 사업자가 시장에서 지배력을 갖는 순간 콘텐츠 사업자들과 소비자의 선택권이 사라지는 것이 문제다.

우리 국회는 미국에서 HB2005 안이 폐기됐다는 이유로 이들 법안의 논의를 지체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회가 지난해 앱 개발사와 앱마켓 이용자에게 한 약속을 지켜 주길 바란다. 이들 법안의 수범자인 앱마켓 사업자는 국내외 모든 사업자이지 미국의 특정 사업자가 아니다. 구글이 이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수수료 인하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7월 1일 이전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수수료는 언제든 조정될 수 있다. 경쟁을 통해 서비스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 인앱결제에서도 역시 경쟁을 통한 수수료 인하와 다양하고 편리한 결제 수단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숭실대 교수) yh.kim@soongsil.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