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의 진화...국산 맥아로 만든 韓 맥주 나온다

Photo Image
박정진 한국수제맥주협회장이 28일 열린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 사전 간담회에서 수제맥주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국내 수제맥주 산업이 또 한번 진화하고 있다. 수입에 의존해온 맥아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만든 수제맥주가 첫 선을 보인다.

28일 서울 중구 비어바나에서 열린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사전 기자간담회에서 KIBEX는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최근 군산시농업기술센터는 국내 최초 상업 맥아 제조 시설을 구축, 맥아로 가공할 수 있게 됐다. 군산시농업기술센터는 군산 지역에서 재배하는 광맥, 다이안, 흑호 등 보리 품종을 맥아로 가공하는 시설(연간 250톤 규모)을 구축하고 지난 2월부터 맥아 완제품(군산 맥아)을 일반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내 수제맥주 업계에서는 대부분 수입산 맥아를 사용해왔지만 앞으로 국내업체들도 국산 맥아로 맥주를 제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과거 국산 보리로 맥주를 양조하는 프로젝트는 제주도 등 일부에서 진행됐지만 전국 양조장이 국산 맥아를 사용한 맥주를 만들어 대중에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IBEX 2021에 군산 맥아로 만든 맥주를 내놓는 양조장은 크래프트루트(속초), 버드나무브루어리(강릉), 인천맥주(인천), 갈매기브루잉(부산), 트레비어(울산), 화수브루어리(울산), 비어바나(서울)다. 각 양조장은 스타우트, 페일에일, 인디아페일에일(IPA), 라거 등 다양한 맥주를 만들고 국산 맥아의 활용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박정진 한국수제맥주협회장(카브루 대표)은 “이번 행사와 MOU를 계기로 앞으로 두 기관이 국산 보리와 맥아를 활용한 맥주 생산에 협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소매시장 판매량이 2.5배 이상 신장하며 전체 사업규모를 키웠다. 전체 수제맥주 시장에서 소매 매출 비중은 67%를 차지하며 처음으로 유흥시장 매출을 추월했다. 작년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약 1096억원이다.

수제맥주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음주 문화 변화와 수입맥주 시장 정체, 종량세 전환 등 영향 때문이다. 종량세 전환으로 판매가격을 낮춘 수제맥주 업체들은 소매 매출이 크게 늘었다. 실제 카브루의 경우 작년 캔맥주 판매량은 330만캔으로 전년 대비 3배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제맥주산업은 향후 5년 간 연 평균 30% 씩 성장할 것으로 협회 측은 내다봤다. 박 협회장은 “수제맥주가 국내 전체 맥주시장에서 약 6.2%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제조 원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을 것인가, 브랜드 경쟁력을 얼마나 갖출 수 있냐가 핵심 성공 요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