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수기업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정보통신기술(ICT) 성과 100여개를 한자리에 모은 '2021 ICT 기술사업화 페스티벌(이하 기술사업화 페스티벌)'이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원장 전성배)은 지난 21~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3층 C홀에서 주관한 기술사업화 페스티벌이 많은 기업 관계자 참여 속에 마무리됐다고 26일 밝혔다.
행사에는 총 81개 기업 및 5개 기관이 참여했다. 이들의 D.N.A(데이터·네트워크·AI) 및 비대면, VR·AR(가상·증강현실) 등 우수 ICT 성과 총 104건이 전시됐다.
분야는 5G와 사물인터넷(IoT), 비대면·콘텐츠·소프트웨어(SW) 융합, AI 등 3개였다. 강한손 '시각 장애인 자립을 위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5G와 IoT 분야에서 이목을 끈 성과였다.
박형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팀으로부터 기술을 이전 받아 귀에 걸치는 형태의 '보이스 고' 디바이스를 구현했다. '보이스 고'는 카메라로 사물과 문자를 인식해 이용자에게 알려준다. 날씨나 시간, 스케줄 등에 대한 질문도 이해해 답변해 준다. 자이로센서가 적용돼 이용자가 넘어지는 상황을 감지, 119 등에 자동 연락하는 기능도 있다.
김용태 강한손 대표는 “장애인 일상생활 접근성 문제를 해결할 사업화 모델을 구현했다”며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 치매 환자의 인지능력 향상 보조구기구로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제윤메디컬의 '스마트 복약기 및 비대면 모니터링 서비스'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약을 보관하며 제때 약을 안 먹거나 더 먹을 때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사전 작업만 이뤄진다면 시중에 파는 블루투스 지원 혈당계·혈압기 등과 연동 가능하다. 투약 정보와 건강 정보는 병원이나 보호자에게 전달하는 기능도 갖췄다.
나재욱 제윤메디컬 연구소장은 “스마트 복약기는 복약관리, 생체정보 수집을 동시에 한다”며 “언택트 시대, 비대면 임상 분야에 일조할 수 있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다른 5G 및 IoT 분야 성과로 대한광통신의 'RFMS 센싱 시스템'도 있다. 기존 파이버 브래그그레이팅(FBG) 센서를 개선한 시스템이다.
FBG는 케이블 선상에 특정 구조를 새긴 광섬유로, FBG 센서를 구조물에 설치하면 진동 발생시 감지할 수 있다. 기존 '파장' 대신에 '주파수'를 분석하는 방식을 택해 센서 수를 기존 대비 10배 이상 늘릴 수있다. 이 성과는 안전진단, 군경계망 침입 감지에도 활용 가능하다.
융합 분야서 주목받은 성과로는 조이펀, 씽크솔루션 등을 들 수 있다. 조이펀 '조이피트니스'는 혼합현실 운동장치다. 화면을 보고 운동을 따라하는 방식이다. 이용자의 잘못된 움직임과 자세를 정밀하게 인식해 바로잡는다. 뎁스카메라를 이용해 사람의 30여개 관절부를 찾아내 모션인식에 활용한다. 체력과 체형을 측정하고 AI로 분석해 적절한 운동 방법을 추천하는 기능도 있다.
정상권 조이펀 대표는 “AI를 이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동작 인식률을 확보했고, 초당 16.7프레임을 인식하는 등 인식 속도도 빠르다”며 “필라테스, 장애인 재활 운동용 기기도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씽크솔루션 성과는 장애인과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비대면 무인주문결제 솔루션(키오스크)'다. 도입 가격을 줄이는데 역점을 뒀다. 버튼에 점자를 새겨 넣었고 어린이나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키오스크 하단에 별도 보조 모니터를 설치했다. 기본형 대비 3분의 1 가격인 포터블 키오스크도 개발한 상태다. 기계학습을 활용한 이용자 맞춤형 제품 추천, 음성 주문 등 기능 추가도 진행 중이다.
김선희 대표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올해 스마트상점 보급사업 도입기술로 선정돼 제품 수요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며 “다양한 형태와 기능으로 키오스크 시스템을 개발해 상황별 선택도 용이하다“고 강조했다.
헬스맥스의 ICT 융복합헬스케이 시스템 '바이오그램'은 주기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일련의 시스템이다. 콜레스테롤, 혈압, 스트레스, 체성분 등을 알 수 있는 설치형 시스템이 있고, 별도로 가정용도 존재한다. 측정 결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확인 가능하다.
AI 분야에서는 브릭이 '브릭 애널리틱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선보였다. 다양한 언어로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이를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하는 과정을 통합 관리해준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도메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특징도 있다.
이들 성과는 IITP를 비롯해 ETRI,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벤처기업협회(KOVA) 지원으로 이룬 것이다.
IITP의 경우 ICT R&D 혁신바우처, ICT 혁신기술 개발지원사업, 정보통신 방송 R&D 사업, 첨단융·복합콘텐츠 기술 개발 등으로 성과 창출에 기여했다. ICT R&D 혁신 바우처는 기업이 연구기관으로부터 기술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기업에는 바우처를, 기관에는 연구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출연연 보유 기술을 단시간에 산업 분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한다.
전성배 IITP 원장은 “올해로 행사 7회째를 맞은 가운데 디지털 뉴딜이 R&D와 산업에 적용·확산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행사를 구성했다”며 “이번 행사가 ICT 산업 현주소와 미래 디지털 시대를 조망하는 뜻깊은 기회가 됐기를 바라며 앞으로 주요 기술 개발부터 기술사업화 지원까지 R&D 전주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