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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카뱅)가 이르면 7월 코스피 상장을 앞둔 가운데 기업가치가 기존 금융지주사를 뛰어넘을지 여부를 두고 금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국내 금융지주사 시총 1위는 KB금융으로, 21조원이다. 만약 카뱅이 기업가치를 KB금융 이상으로 인정받으면 금융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금융지주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 독자 설립을 서두르는 등 견제에 나섰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들은 자체 인터넷전문은행 독자설립 의향서를 다음 주 금융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연구원을 통해 은행내은행(BIB) 전략 및 분석보고서를 포함해 지주사들의 인터넷설립 의향서를 다음 주 금융당국에 전달, 협의에 나설 생각”이라면서 “현재 KB금융·신한·하나뿐만 아니라 농협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말했다.

카뱅의 7월 상장이 본격화되자 국내 기존 금융지주사들도 분주해졌다. 수십년 영업해 온 지주사들은 갓 성장하고 있는 카뱅에 하루아침 시총에서 밀리는 처지에 몰렸다. 지주사들은 카뱅을 견제하기 위해 자체 인터넷전문은행 독자 설립을 서두르겠다는 입장이다. <본지 4월 2일자 1면 참조>

지주사 관계자는 “카뱅 시총이 지나치게 부풀려지면서 기존 금융권과 비교해 기울어진 운동장이 더 심화하고 있다”면서 “지주사 자체 인터넷은행 설립에 물꼬가 트인 상황에서 카뱅 상장으로 자체 인터넷은행 설립을 서두르기 위해 금융당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카뱅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기업이 상장 시 동종업계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가치를 산정한다. 은행은 자본이 사업경쟁력에 직결되기 때문에 시가총액 순자산으로 나눈 PBR를 중요한 척도로 삼는다.

국내 주요 은행과 지주사 PBR는 0.4배 수준이다. 증권가에서 카뱅의 기업가치는 20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뱅이 만약 20조원 가치로 상장하면 PBR는 7배를 넘어서게 된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카뱅은) 애초 인터넷은행 출범 목표인 중금리대출 이행 약속은 지키지 않고 시장점유율(MS)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상장을 앞두고 PBR만 말도 안 되게 올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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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카뱅이 시중은행을 뛰어넘기 위해선 금융상품 중개 외에 수익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최초 설립 이유인 중금리 대출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카뱅은 증권계좌·카드·대출상품 개설 중개를 통해 수익을 냈는데 이외에 소호대출(소상공인대출) 등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이 1금융, 저축은행이 2금융이면 인터넷은행은 1.5금융”이라면서 “무점포 등으로 발생한 비용절감 부문을 중금리대출 금리 혜택으로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등 설립 목적인 중금리대출 확대 등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뱅은 지난 15일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6월께 승인받은 뒤 청약 절차를 밟아 이르면 7월 상장할 예정이다.

카뱅은 2016년 1월 22일 설립됐다.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31.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카뱅 총자산은 26조6500억원이다. 자기자본 2조7970억원, 영업수익 8042억원, 영업이익 1226억원, 당기순이익 1136억원이다.

증권가에선 카뱅의 기업가치로 20조원을 추산하고 있지만 카뱅 내부에서는 그 이상도 기대하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장외 시장에선 30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카뱅 관계자는 “해외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밸류에이션을 높게 쳐 주고 있다”면서 “JP모건을 제외하면 미국에서 상장한 10대 금융회사 가운데 전통 금융사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선 기존 레거시 금융보다 정보통신기술(ICT) 주도의 테크핀 금융사에 대한 기업가치가 더 높은 만큼 카뱅도 기존 금융지주사를 넘어서는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뱅은 상장 전까지 높은 밸류에이션을 위한 해외 평판을 이끄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표] 카카오뱅크 재무현황(2020년 기준) (단위:억원)

* K-IFRS 별도재무제표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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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