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정상화에 대비해 재정 전략 새 전략판을 짠다. 경제위기 극복 이후 확대된 재정 역할을 점차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안도걸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을 방문해 “경제 정상화 이후에 재정 운용을 어떻게 할 지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차관은 “지난해 말 국제신용평가사들이 각국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면서 가장 눈여겨본 부분이 재정운용의 정상화 노력이었다”면서 “한국은 재정준칙을 만들고 그에 따라 재정을 운용하겠다고 계획을 내는 등 노력을 인정받아 국가신용등급이 유지됐고 그런 준비가 미흡했던 나라는 신용등급이 강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통화기금(IMF)이 2020~2026 재정전망을 낸 것도 내년부터 재정지출 비중을 줄여 (궁극적으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 재정지출 증가율을 회복해야 한다는 기조가 있다”면서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재정의 체력이 많이 소모됐으므로 체력 보강도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지적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안 차관은 “한국의 경우 재무제표상 부채를 산출할 때 장래에 발생 가능한 부채까지 부채로 인식하는 등 범위가 다른 나라보다 넓다"면서 "굉장히 엄격하게 부채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간 비교의 맹점도 지적했다.
그는 “IMF의 국가별 올해 대비 내년 재정지출 전망을 보면 올해 미국이 -12.3%, 영국이 -6.8%, 독일이 -3.7%인 반면 한국은 2.5%로 나와 있다”면서 “최근 각국이 새롭게 추가한 재정지출 계획이 반영되지 않았고 과연 각국이 그만큼 재정지출을 줄일 수 있을지 약간의 의문점이 있다”고 말했다.
즉 IMF가 각국이 제시한 재정지출 전망치를 토대로 통계를 내는데 각국의 기준과 방법, 태도가 다르다 보니 일률적으로 비교를 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안 차관은 국가 재정전략을 논의하고자 재정운용전략위원회를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기재2차관이 위원장이 되고 관계부처 1급과 민간위원들이 참여하는 이 회의체를 재정 배분을 협의하고 결정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