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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Canary in a Coal Mine.”(탄광 속 카나리아)

지난날 광부가 탄광 유해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유해가스에 민감한 카나리아를 가지고 탄광에 들어갔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재앙이나 위험을 예고하는 조기 경보를 뜻할 때 관용구로 자주 쓴다.

미국 3대 이동통신사의 하나인 T모바일이 지난주 6개월 전에 공격적으로 출시한 소위 가상유료방송(vMVPD) Tvision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은 전통 유료방송이 예상한 것보다 급격하게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신호라며 미국 언론에서 사용한 표현이 바로 '탄광 속 카나리아'다. 탄광은 유료방송 시장이고 Tvision 중단 결정은 카나리아로 풀이된다.

T모바일은 공격적이고 차별화한 서비스와 마케팅으로 3위 스프린트를 제쳤을 뿐만 아니라 이후 4위 업체가 된 스프린트와의 합병으로 버라이즌·AT&T와 버금가는 가입자를 보유, 미국 이통 시장을 3분할한 회사다.

'빈지온'(Binge-on)이라는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출시하고 넷플릭스를 서비스에 포함하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로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가입자를 확보, 이단아(매버릭)로서 기존 이통사를 괴롭히기도 했다.

또 5세대(5G) 이통 서비스에 대해서는 다른 이통사와 다르게 600㎒ 대역의 낮은 대역(low-band)으로 전국적 서비스를 제공, 마케팅 측면에서 5G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방송은 홈 인터넷 비즈니스 문을 여는 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비록 코드커팅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확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가정에서 아직도 방송과 인터넷을 함께 가입하고 있다.

마이크 시버트 T모바일 최고경영자(CEO)는 Tvision 출시 당시 “홈에서 인터넷으로 스트리밍하는 첫 번째는 방송이기 때문에 Tvision이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Tvision은 T모바일이 무려 3억2500만달러에 인수한 Layer3 TV에서 출발한 서비스다. T모바일은 많은 투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입장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출시한 서비스를 6개월 만에 중지했다.

시버트 CEO는 “우리는 방송 산업에 대해, 스트리밍서비스에 대해, 물론 시청자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Tvision 서비스 중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Tvision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것이 인터넷과 방송 번들링을 포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T모바일은 Tvision 대신 vMVPD 유튜브 라이브와 필로를 번들링으로 제공한다. T모바일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대신 경쟁 관계에 있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대안을 모색한다. 여기서 Tvision을 출시한 궁극적인 목적은 포기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또 추가로 기대한 것만큼 홈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5G, 특히 고정형 5G 서비스 확대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측면이 반영됐다고 한다.

방송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은 방송프로그램 계약 등 많은 경제적 부담과 위험 요소, 출시한 지 6개월 동안 일어난 방송 시장의 급속한 변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고백인 것이다.

아직도 많은 가입자는 유료방송을 통해 방송을 거부감 없이 관성적으로 시청하고 있지만 불만이 많은 유료방송 가입자의 코드커팅 속에 가입자는 지속 감소하고 있다. 그렇다고 유료방송이 당장 아니 수년 안에 붕괴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T모바일이 혁신적 의미와 목표를 담아 출시한 Tvision 사업을 단시간에 포기하는 것은 '탄광 속 카나리아'라고 볼 수 있다.

국내 지상파 방송이나 유료방송에 카나리아는 무엇인지, 아니 무엇이었는지. 급변하는 방송 환경 속에서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한다.

성기현 연세대 겸임교수 khsung20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