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재보선]대선 전초전, 투표율 53.1%…서울·부산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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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투표가 저녁 8시에 종료된 후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더불어민주당(왼쪽)과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당사에서 결과를 보고 있다.

4·7 재보궐선거가 뜨거운 투표 열기 속에 끝났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당선) 최종 투표율 48.6%는 서울에서 오후 5시쯤 이미 뛰어넘었다. 정치권은 여야 양측의 투표 독려와 함께 지지층 결집으로 최종 투표율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7시 기준 투표율은 53.1%를 기록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율은 54.4%, 부산시장 투표율은 49.4%를 기록했다. 재보궐선거가 평일에 치뤄지는 점을 감안했을 때 투표율 측면에서 역대급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역대 재보궐선거 사상 두 번째로 투표율이 높았다.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2014년 선거는 경상북도 청송군과 예천군의 기초의원 선거로 최종 투표율 61.39%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 재보궐선거는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해 대통령선거 전초전으로 평가되는 이번 서울·부산시장 선거와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이같은 투표 열기는 지난 2~3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나타났다. 사전투표율은 20.54%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찍었다.

서울과 부산 전체 유권자는 1136만명으로 오후 7시 기준 603만명이 최종 투표를 마쳤다. 서울에서는 843만명 중 457만명이, 부산에서는 293만명 중 145만명이 투표했다. 이날 오후 1시부터는 지난 2~3일 진행됐던 사전투표율이 합산돼 나타났다.

서울에서 가장 투표율이 높은 지역은 야권 우세지역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로 나타났다. 구별로는 서초구가 투표율 59.8%를 기록해 서울 25개구 중 1위였다. 그 뒤를 강남구가 57.2%로 2위, 송파구가 57.0%였다. 강남 3구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불만이 높고, 전통적으로 야권 지지층이 많은 지역이다. 투표율은 강남 3구에 이어 양천구(56.5%), 종로구(56.2%)·노원구(56.2%) 등의 순으로 높았다.

반면 금천구가 48.5%의 투표율로 가장 낮았다. 중랑구(50.2%), 관악구(50.4%), 강북구(51.1%) 등 전통적인 여권 우세 지역인 곳은 투표율이 낮게 나타났다.

부산에서는 7시 기준 가장 투표율이 높은 지역은 연제구로 52.2%로 나왔다. 그 다음 남구(51.6%)·금정구(51.6%)로 같았고, 동래구(51.4%)로 조사됐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기장군으로 45.0%였다. 그 다음 강서구(45.8%), 사상구(46.8%), 사하구(46.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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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 선거일인 7일 오전 서울의 한 투표소에서 방송3사 출구조사원이 투표를 마친 시민의 설문지를 받고 있다. 조사원은 투표자가 설문지 작성 때 비밀유지를 위해 고개를 돌려 보지 않는다.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이날 투표율이 높았던 이유 중 하나는 여야 주요 후보들과 지도부가 지지층 결집을 위한 투표를 독려했기 때문이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시민 여러분의 진심이 모이고 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저 박영선, 여러분과 함께 승리를 향해 뚜벅뚜벅 가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페이스북에 “반드시 투표하셔서 국민의 힘을 보여달라”며 “대한민국과 서울의 미래, 우리 아들·딸의 미래를 포기하지 마시길 진심으로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투표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최선의 후보가 아니면 차선의 후보라도 골라달라”며 “여러분이 투표하면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고, 투표하지 않으면 원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투표율이) 50% 약간 넘지 않을까”라며 “일반 시민의 분노가 선거 과정에서 상당한 걸로 봐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번 선거를 대선 전초전으로 보고 사활을 걸어왔다. 민주당은 연일 야당 후보의 부동산 비리 의혹과 거짓말 논란을 정조준하며 총공세를 펼쳤다. 야당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중도층으로 외연 확장을 시도했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심판 등을 내세웠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 등으로 악화된 민심으로 지지율 공표 금지 직전 여론조사상으로는 야당 후보가 여당 후보를 앞섰다. 하지만 막바지에 들어서며 여당은 지지층 결집을 통한 박빙의 승부로 역전극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당선 윤곽은 이르면 자정께 드러날 전망이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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