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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도 벤처투자업계가 투자규모를 꾸준히 키우고 있다. 정부의 벤처투자 확대 기조에다 증시 호황으로 회수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지난해 신규 벤처투자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벤처캐피털(VC)은 예년의 2배가 넘는 영업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VC도 한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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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업계 일제히 실적 상승...창사 최대 실적 쏟아져

4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VC 다수가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같은 금융지주계열 VC부터 독립계 VC, 소형 VC까지 가리지 않고 대부분 사상 최대 실적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해 매출이 88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의 496억원에 비해 79% 매출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457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349억원으로 마찬가지로 3배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운용하는 벤처투자조합은 2조원이 넘는다. 창업투자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벤처펀드를 운용한다. 34개에 이르는 조합에서 발생하는 관리보수와 투자기업의 연이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 성과가 반영된 결과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매출이 7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65%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도 342억원에 이른다. 전년 5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KB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청산한 2개 펀드가 모두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결과다. 지난해 KB인베스트먼트가 10개 안팎의 기업 상장에 성공한 것 역시 높은 실적 달성의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KB인베스트먼트는 161억원에 이르는 성과보수와 165억원의 관리보수가 발생했다.

KTB네트워크도 매출이 6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129% 늘었다. 영업이익도 446억원에 이른다. 올해 실적 역시 기대가 크다. KTB네트워크는 2014년 투자한 배달의민족 지분을 최근 매각해 625억원을 회수했다. 투자원금 23억원 대비 26배가 넘는 성과다.

미래에셋벤처투자 매출은 전년 대비 48.93% 증가한 52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132% 증가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벤처펀드를 통한 투자보다 고유계정을 통한 직접 투자를 주로 수행한다. 올해 직접 투자를 통해 발생한 처분 이익은 115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가 늘었다. 무신사, 컬리, 오늘의집 등 유망 벤처기업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만큼 내년 실적 역시 기대감이 크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매출이 32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50.09%, 101.52% 증가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1000억원대 이상 규모 대형 벤처펀드를 중심으로 투자한다. 현재 4개 펀드에서 1조1199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지난해 약 2175억원의 투자를 회수했고, 지난해 10월 청산한 에이티넘팬아시아조합은 내부수익률(IRR) 11.3%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실적 역시 앞서 투자한 암호화폐 거래소 두나무의 미국 증시 상장 여부 등에 따라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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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매출이 24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3억원을 기록해 97.9% 늘었다. 지난해 성과보수로 116억원, 관리보수로 85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에는 사모펀드 없이 벤처투자조합만으로 1조원이 넘는 운용자산을 확보했다. 지난해 총 20개 안팎의 기업에서 회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상장 역시 목표로 삼고 있다.

독립계 VC의 대표주자인 DSC인베스트먼트도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DSC인베스트먼트의 지난해 매출은 37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92억원으로 196% 성장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현재 컬리, 무신사, 리디북스, 지놈앤컴퍼니, SCM생명과학, 뤼이드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컬리에는 2015년, 2017년에 걸쳐 총 4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당시 기업가치에 비해 컬리의 현재 가치는 20배 가량 증가했다.

이 밖에 인터베스트, SBI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등 상위 VC가 일제히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인터베스트는 202억원, SBI인베스트먼트는 263억원, TS인베스트먼트는 14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10억원, 138억원, 98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크게 늘었다.

◇증시 활황에 펀드 결성까지 역대 최고 실적...VC업계 '함박웃음'

이처럼 VC업계가 일제히 매출이 급증한 이유는 증시 호조로 인해 유망기업의 코스닥 상장이 이어지면서 회수에 물꼬가 트였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창투사와 벤처투자조합이 지난해 IPO를 통해 회수한 돈은 6271억원에 이른다. 과거 2000억원대 안팎을 오가던 회수 실적이 3배 이상 급증한 결과다.

4분기 들어서만 30개 기업이 코스닥에 신규 상장했고, 30개사 가운데 넥스틴, 피플바이오, 미코바이오메드, 바이브컴퍼니 등 21개사가 VC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자체 투자를 비롯한 상장에 따른 성과보수 등이 맞물리며 VC 전체 실적을 크게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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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펀드 결성이 이어지면서 VC의 실적 상승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결성된 벤처투자조합은 총 6조5676억원에 이른다. 통상 전체 펀드 금액의 2% 안팎을 관리보수로 지급되는 만큼 1000억원 안팎의 실적이 전체 VC에 돌아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단일 벤처펀드 규모가 1000억원대 이상으로 점차 대형화되고 있는 만큼 대형펀드를 운용하는 VC를 중심으로 관리보수 수익 역시 덩달아 증가하는 추세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역대 최대 투자 실적과 함께 증시까지도 호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우수한 실적을 토대로 벤처투자가 장기투자로 적합하다는 인식을 널리 알려 시장을 선진화시키는 것이 숙제”라고 강조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