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궤적]<4>알려지지 않은 위험, 그리고 알고도 외면하는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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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 등락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장기금리 등락에 따라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심리가 변동하고, 그에 따라 미국 연준 정책 기조가 바뀌어 시장 자금 유동성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시장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 모두가 향후 금융시장에 발생할 위험에 대비해 반응한 대응이 주식시장 시세로 반영된 결과다.

누구나 투자나 사업을 할 때 리스크는 피하고, 기회를 잡아 성공하고자 한다. 미래에 있을 여러 리스크에 대비하고 파악할 대응 능력이 필요하다.

우선 말하고 싶은 리스크는 'Known Unknowns'가 있다. 이는 이성적으로 발생할 것이라 예상이 되는 위험이지만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그 피해를 정확히 계량화하기는 어려운 위험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다지 오래된 과거가 아닌 바이마르 공화국, 1970~1980년대 미국, 최근 베네수엘라 사례는 우리에게 통화량과 인플레이션 및 금리와의 관계에 대해 많은 정보를 준다.

인플레이션 조절과 급격한 인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 교훈을 준다.

또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20~30년 사례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양적 완화 대응 사례 등은 디플레이션 및 그에 대한 우려에 대해 어떤 정책을 취해야 하는지, 그 대응 과정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 따라서 정부와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상황에 대비해 과거 세계적인 여러 사례를 바탕으로 스마트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또한 시장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펼치는 대응책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유리한지 충분히 예상하고 대응할 정도로 똑똑하다.

따라서 최근 장기금리 변동에 따른 시장 급등락은 어찌 보면 우리가 그 위험을 예상하고 그에 따라 대비하고 있는 것이어서 실제로는 큰 위험으로 현실화하지 않을 수 있다. 즉 누구나 예상하는 위험은 큰 위험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누구에게나 알려진 위험을 알고 있는, 즉 Known Knowns인 리스크에 대해서는 이성적 시장 참여자는 미리 완벽한 대응을 하기 때문에 이는 실제 위험으로 연결될 공산이 매우 작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식이 있고 부지런한 시장 참여자는 Known Unknowns에 대한 대비도 비록 불확실한 위험에 대한 대비책이어서 완벽성은 떨어진다 해도 이 또한 큰 위험으로 전이되지 않을 수 있다.

다음의 리스크는 'Unknown Unknowns'이다. 전혀 예상되지 않아서 우리가 고려조차 하지 않은 문제가 터짐에 따라 발생하는 리스크다. 이는 보통 과거 경험이나 그러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이론적 기초조차 없는 곳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촉발된다. 우리는 이러한 리스크를 블랙스완이라 하기도 한다.

10여년 전 서브프라임 문제로 출발된 금융위기나 쓰나미로 촉발된 일본의 원전폭발, 최근의 코로나 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어려움이 이러한 위험이다.

마지막으로 논하고 싶은 리스크는 'Unknown Knowns'이다. 이는 우리가 알고 있지만 아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거나 이를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다. 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정보지만 그 정보의 존재나 가치 연관성이 인정받지 못해서 생기는 리스크이기도 하다. 가격 급등으로 버블이 심각한데도 본인도 이미 취득한 상황이어서 인정하고 싶지 않거나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이미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고 생각하거나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중이 추종하니 이를 따라가는 행동 등에서 언젠가는 큰 문제가 발생한다.

Known Unknowns는 이미 위험이 아니거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큰 위험은 아닐 공산이 크다. 오히려 지금은 혹시 내가 그 Unknown Knowns라는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그 Unknown Knowns가 어디에 있을지 찾는 노력을 하고, 그 위험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혹시 아는가. 그러한 노력을 하다 보면 Unknown Unknowns가 발견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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