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 일본 르네사스 공장이 또 멈췄다. 지난달은 지진, 이번엔 화재다.
이번 화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오전 르네사스 이바라키현 나카 공장에서 발생했다. 르네사스는 21일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이번 화재로) 설비 복구에만 최소 한 달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화재로 피해를 본 설비는 주로 차의 주행을 제어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 생산 라인으로 밝혀졌다. 르네사스에 따르면 건물 클린룸 면적의 5% 수준인 600㎡가 소실됐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다. 르네사스는 일부 도금 장비에 과전류가 발생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르네사스는 주로 토요타·닛산 등 일본 기업에 반도체를 공급한다. 시바타 히데토시 르네사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화재가) 고객 반도체 수급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한 달 안에 가동을 재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년 말부터 지속된 반도체 공급 부족은 최근 한파·지진·화재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삼성전자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은 지난달 16일 최악의 한파로 전력이 끊긴 뒤 약 한 달간 셧다운 상태가 이어졌다. 르네사스는 지난 2월 규모 7.3 강진 여파로 이바라키현 공장 가동을 일주일 간 중단한 바 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잇달아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감산에 들어가는 등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 반도체가 없어 자동차를 제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적어도 올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되는 품귀 현상으로 올 상반기 자동차 업계 감산 규모는 15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양민하 기자 (mh.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