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유통업계, 순혈주의 벗고 외부 인재 발탁 늘어

유통업계는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의식주'를 담당한다. 산업구조도 전통적이고 보수적이었다. 그들만의 방식이 통했고 대세였다.

비대면(언택트) 소비문화가 발전하면서 새로운 마인드가 필요해졌다. 2020년 한 해를 집어삼킨 코로나19로 유통업체들은 마인드 전환보다 온라인 DNA 이식이 절실해졌다.

2019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이마트 창립 26년 만에 처음으로 대표를 외부에서 수혈했다.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를 수장으로 임명했다. 강 대표는 이마트로 오기 전 아마존 공세에 살아남은 월마트를 컨설팅한 바 있다. 강 대표는 지난해 SSG닷컴 대표까지 겸임했다.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커머스까지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올 초 e커머스 DNA 이식에 주력했다. SSG닷컴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해서다. 경쟁사 브레인을 직접 섭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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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티몬에서 일했던 최영준 재무담당 부사장을 최고전략채임자(CSO)로 불려들였다. 이어 쿠팡과 이베이코리아에서 각각 김일선 상무와 이미연 상무를 영입했다. 업계에선 SSG닷컴의 오픈마켓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롯데도 순혈주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른팔이었던 황각규 부회장이 조직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데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이 대표적이다. 핵심사업부인 롯데마트 최고경영자(CEO)도 외부 컨설턴트 출신 강성현 대표를 선임했다. 강 대표는 한국까르푸와 BCG(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2009년 롯데에 합류했다.

총괄 임원에도 변화가 있었다. 롯데쇼핑 헤드쿼터(HQ) 기획전략본부장(상무)에 정경운 전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영입했다. 외부 출신으로 총괄 임원에 오른 첫 사례다.

강희태 부회장 직속 빅데이터 전문 조직에도 외부 출신 전문가를 발탁했다. 데이터 거버넌스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면서 윤영선 롯데정보통신 상무를 임명했다. 윤 상무는 그룹 최초 데이터최고책임자(CDO) 역할도 수행한다. 윤 상무는 삼성전자, SK텔레콤, KT에서 빅데이터 전문가 경력을 쌓았다.

한편 롯데는 '롯데온' 수장이던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 후임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