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유통가 장수 CEO 경영 비법은..."멈춤 없는 도전과 혁신"

소비 혁명 시대다. 빨라진 소비 변화에 한 발 더 빨리 대응해야 살아남는다. 최근 유통업계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다. 특히 최고경영자(CEO)들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중장기 전략으로 미래를 설계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도 소홀할 수 없는 외줄타기를 이어가야 해서다. 수많은 변화 속에서도 오랜 기간 회사를 책임져 온 장수 CEO도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꾼 CEO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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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다스의 손'이란 별명이 따라붙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2005년 부임 이후 위기 속에서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17년째 '차석용 매직' 신화를 이어왔다. 차 부회장은 부임 직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키웠다. 이후 생활용품과 뷰티·음료사업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탄탄한 성장세를 밟아왔다.

LG생활건강의 연간 매출액은 2005년 1조392억원에서 지난해 7조8445억원으로 무려 654% 성장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17억원에서 1조2209억원으로 1602% 늘어났다. 시가총액 역시 4000억원대에서 현재 2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올해는 온라인 전환 전략을 안정화하고 해외 무대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미국 화장품 회사 에이본(Avon)를 성공적으로 인수, 미주 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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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

라면업계 양대 산맥인 농심과 오뚜기에도 장수 CEO가 있다. 농심 박준 부회장과 이강훈 대표가 주인공이다.

박준 부회장은 1981년 농심에 입사해 미국지사장, 국제담당 이사, 국제사업총괄 사장을 맡아온 '해외통'으로 불린다. 2012년 초 농심 대표이사 사장을 맡았고, 2016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회장의 해외 확장 전략은 내수 한계를 극복한 대표적 경영 성공 사례로 꼽힌다. 농심은 1971년 미국 시장에 처음으로 라면을 수출한 이후 중국, 베트남, 호주 등으로 수출 지역을 넓혔다. 해외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5년 6000억원 수준이었던 농심 해외 매출은 지난해 1조원을 달성했다. 전체 매출 대비 해외 비중도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12.6% 증가한 2조6398억원, 영업이익은 103.4% 증가한 1603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미국 제2 공장 가동을 통해 미국 라면시장 2위에 올라선다는 목표다. 지난해 미국에서 22% 점유율을 기록해 2위 기업인 닛신(24%)과 점유율 차이를 2%포인트(P)까지 좁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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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이강훈 대표는 식음료 업계 최장수 CEO다. 이 대표는 1977년 입사해 영업, 마케팅 등 주요 부서를 거쳐 2008년 대표이사에 선임된 후 13년째 수장을 맡고 있다.

이 대표는 부임한 이후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왔고 '갓뚜기' 이미지로 라면 시장 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오뚜기 매출액은 이 대표가 부임한 2008년 1조2517억원에서 지난해 2조5958억원으로 껑충 성장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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