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가정의 미국 정착기를 담은 영화 '미나리'가 미국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오스카에도 한 발짝 다가갔다는 평가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A)는 28일(현지시간)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미나리'를 선정해 발표했다.
미나리는 덴마크 '어나더 라운드', 프랑스·과테말라 합작 '라 요로나', 이탈리아 '라이프 어헤드', 미국·프랑스 합작 '투 오브 어스' 등과 후보에 올랐다.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영화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민자 출신인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과 한국에서 건너간 한예리, 윤여정 등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돋보였다. 윤여정은 영화에 활력과 변화를 만드는 '순자'를 전형적이지 않게 연기하면서 지금까지 26개의 여우조연상을 받았고, 오는 4월 아카데미에서도 강력한 여우조연상 후보로 주목받는다.
정 감독은 “미나리는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로 그 가족은 그들만의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것은 어떤 미국의 언어나 외국어보다 심오하며 나도 그것을 배우고 물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은 한국 영화 최초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수상한 바 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