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주력인 PC와 데이터센터 중앙처리장치(CPU)시장에서 공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안정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프로세서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시장조사업체 머큐리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인텔은 노트북 PC CPU 시장에서 81%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분기 대비 1.2%포인트 증가했다.
데스크톱 PC 시장에서도 80.7% 점유율로 지난해 3분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데이터센터 CPU 시장에서도 92.9% 점유율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인텔의 실적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클라우드, 노트북 PC 시장 활황으로 전년 대비 9% 오른 779억달러(86조282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PC 사업별 매출도 각각 11%, 8%씩 올랐다.
인텔은 신흥 강자 AMD의 기술 추격이 만만치 않은 시장 상황에서도 공고한 점유율과 매출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인텔이 CPU 시장에서의 우위를 이어가고 있는 배경은 기술력에 있다. 인텔은 코어 수 개선과 첨단 공정 노드 도입 외에도 CPU가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될 수 있는 기반 기술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보다 전력 효율과 속도를 높인 새로운 트랜지스터 설계 기술인 '슈퍼핀' 도입 외에도 △프로세스 △아키텍처 △메모리 △인터커넥트 △보안 △소프트웨어 등 '6개 축'을 중심으로 CPU 블록 곳곳의 고른 성능 개선을 지향한다.
이러한 노력은 각종 벤치마크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한 벤치마크 결과에 따르면 노트북 PC 플러그를 제거한 환경에서 인텔 CPU의 성능 하락은 미미한 반면, AMD 제품의 성능은 최대 48%까지 하락했다.
또한 11세대 프로세서의 경우 경쟁사 제품보다 전반적인 인공지능(AI) 구현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올해 11세대 노트북PC용 CPU, 3세대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를 본격적으로 출하하며 시장 점유율 수성에 나선다.
또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CPU 시장에서도 경쟁력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으로 30년간 인텔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팻 겔싱어를 새로운 CEO로 영입했다.
겔싱어 CEO는 그간 기술 개발의 걸림돌이 됐던 7나노(㎚) 공정을 이른 시일 내에 도입하면서 종합반도체 제조사(IDM)만의 공정 리더십을 구현하겠다는 포부다.
겔싱어 CEO는 “2023년도에 생산될 7나노 칩 대다수는 인텔에서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