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패션 등 전 사업군 변화 모색
여성복 6개 브랜드 매각 공식화
4월에는 AR 온라인몰 론칭 준비
명품전문 앱 '럭셔리 갤러리' 선봬
최근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전환(DX)'이 화두로 떠올랐다. 패션·뷰티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소비 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과거 방문판매와 오프라인 매장 중심 판매 전략이 관건 이었다면 앞으로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DX 완성도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최대 뷰티 체인점 회사인 얼타 뷰티(Ulta Beauty)는 S&P500 종목 중 지난 10년 동안 7500%이상 주가가 상승한 브랜드다. 공격적인 매장 확장 전략과 함께 온라인 사업 강화도 적극적으로 이어왔고 이는 코로나19 폭풍에서도 빛을 발했다.
국내 패션·뷰티업계도 온라인 소비 전환에 대한 대응이 올해 본격화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모습에 기대가 모아진다. 전자신문은 국내 대표 패션·뷰티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시리즈를 통해 조망한다. <편집자 주>
#. 고객이 매장 한 편에 비치된 태블릿으로 걸어간다. 고객은 직원에 문의하지 않고 직접 재고를 조회해본다. 매장 내 모든 상품은 전자태그(RFID)가 달려있어 진열 위치가 기록돼 있다. 원하는 상품이 매장에 없으면 픽업 서비스를 신청한다. 매장을 한 차례 더 둘러보다 보니 카카오톡으로 상품 도착 알림이 울린다. 결제도 빨라졌다. 가격표를 스캔하는 과정 없이 옷을 쇼핑백에 담는 것과 동시에 계산이 이뤄진다.
패션 매장이 진화하고 있다. 과거 단순히 의류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에서 벗어나 신기술로 무장하고 고객 편의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는 2세대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올해 유통, 패션, 외식, 호텔 등 전 사업군에 대한 디지털 전환을 실시한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패션사업의 경우 여성복 6개 브랜드 매각을 공식화했다. 매각 대금은 SPA, 스포츠 사업에 집중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랜드는 수년 전부터 물류, 생산, 재고관리, 매장 운영에 신기술을 적용해왔고 이를 올해는 더욱 확대한다. 이미 2015년 손으로 쓰던 수기 장부들을 규격화해 바코드 기반으로 변경했다. 매장-생산-물류간 표준화 작업도 완료했다. 또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장에 RFID 기술을 도입하면서 효율적인 매장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RFID 활용으로 매장 내 재고 파악이 용이해진데다 결품율 역시 1.9% 수준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9년 12월 문을 연 스파오 영등포타임스퀘어점과 지난해 5월 오픈한 스파오 코엑스몰점은 RFID를 적용한 대표적인 'SPA 2세대' 매장이다. 올 하반기 내에는 매장 내 무인 결제 존을 구성해 '스파오 패스'를 완성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 이월드 주얼리사업부는 증강현실(AR) 온라인몰에 도전했다. 로이드, 클루, 오에스티 등 브랜드를 운영 중인 이월드 주얼리사업부는 3D 그래픽 콘텐츠 전문 업체 '비브 스튜디오스'와 업무 협약을 맺고 오는 4월 AR 온라인몰 론칭을 준비 중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중심으로 카테고리 킬러 몰이 부상하자 이에 발맞춰 큐레이션 플랫폼 '키디키디'와 명품 전문 앱 '럭셔리갤러리'를 선보였다. 이들 전문몰은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춘 상품을 제안하며 온라인 매출을 견인했다. 작년 이랜드그룹의 온라인 매출은 전년보다 3.8배 성장한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사업도 온라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랜드는 중국 최대 명절인 광군제에서 전년보다 2배 성장한 4억7500만위안(약 800억원)을 올렸다. 이는 중국 광군제에 참여한 이래 최대 매출이다.
이러한 성과는 중국 현지 고객 소비 패턴을 빅데이터화해 '반응 상품'을 출시, 상품 적중도를 높여온 결과다. 또 광군제에 앞서 'O2O 재고 클라우드 시스템'과 '물류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 당일 배송률을 47%에서 90% 이상으로 끌어올린점도 주효했다.
물류 창고에 있는 상품뿐 아니라 중국 내 3000개 매장의 재고를 실시간 클라우드로 관리해 결품 없이 고객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전 직원의 DX(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체질 개선을 시작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대해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겠다”라고 말했다.
표. 이랜드그룹 디지털전환 성과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