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총장 국양)은 문제일 뇌·인지과학전공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치매 모델 생쥐를 통해 알츠하이머 초기 후각상실이 특정 냄새에 대한 부분적인 후각상실임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향후 부분 후각상실이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조기선별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초기 단계부터 후각 기능 저하를 경험하지만 그 원인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초기, 냄새 감지 기능 저하 원인이 특정 냄새를 감지·처리하는 후각신경계와 후각신경세포의 부분 사멸임을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후각 구조 및 기능 이상이 후각 조직 내부 병변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동물 후각감지 테스트를 고안, 동물들이 여러 냄새 중 특정 냄새에 대해서만 후각상실을 보이는 것을 행동학적 실험을 통해 관찰했고, 후각신경세포 반응 저하를 생리학적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또 해당 동물 후각신경계 영역 중 '외측 비갑개로부터 배쪽 후각구 영역'에서 알츠하이머 치매의 대표 병변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축적이 특히 높은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후각구 신경연결부위를 지도화하고 수치를 부여하는 새로운 분석법을 통해 치매 초기에 후각신경세포 퇴화와 재생이 반복되는 비율이 무너지면서 축적된 베타아밀로이드가 후각신경세포 소실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대뇌가 손상되어 후각신경계가 소실되는 것이 아닌, 질병 초기부터 병변이 축척되어 후각기능이 소실 될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문제일 교수는 “이번 동물을 이용한 연구는 향후 퇴행성 뇌질환 진행 초기에 후각신경계와 중추신경계간 연관성 규명에 기여할 것”이라며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군 조기선별 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교육부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임상신경학분야 학술지 '알츠하이머 리서치 앤 테라피'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DGIST 뇌·인지과학전공 손고운 석박통합과정생, 유승준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대 스테인부시 교수, 가천대 장근아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