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4조4322억...전년 比 20.6% ↓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 작년 매출액은 4조432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0.6%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6.6% 줄어든 1430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사업 비중이 높은데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대유행) 현상으로 해외 실적이 위축됐다.
3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출은 2조7064억원으로 23.1% 줄었고 해외에선 16% 감소한 1조7453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장품 사업부문에서 2조2103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3% 급감했다.
유동인구 감소와 일부 매장 단축 영업 제한 등으로 오프라인 채널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두 자릿수 이상 하락했고 국내 면세 채널에서도 외국인 유입 감소로 하락폭을 키웠다. 다만 해외 면세의 경우 하반기를 기점으로 성장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4분기 아모레퍼시픽은 창사 이후 최초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건비 지출이 커져 영업손실 92억원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반등을 위한 재정비에 집중한다. 우선 올 1분기 전 브랜드 제품을 리뉴얼할 것으로 예상되며 작년 진행한 인력 구조조정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 사업의 경우 올해 화장품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올 1월부터 시행된 화장품 관리 감독 조례는 기존 조례에 비해 두 배 증가한 80개 조항으로 수입화장품 등록 신고 시 증명 요건을 더욱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중국 수출용으로 생산해 원산지 자료 제출이 어려운 경우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와 실험자료를 제공하는 등 기준이 강화됐다. 화장품 수출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국내 대형사들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력 강화, 디지털 전환, 사업 재정비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앞서 주력 브랜드인 설화수와 라네즈를 본부 단위로 승격, 별도로 분리한 것도 이 같은 일환이다. 설화수는 고가 라인인 자음생 라인에 주력하고 라네즈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기능성 전문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방판 채널 중심이었던 헬스케어는 이너뷰티와 여성 건강에 집중한 제품 군을 구성한다. 기존 채널에서 벗어나 디지털, 시판, H&B로 채널 확장도 꾀한다. 대표 더마 브랜드인 에스트라(Aestura) 판매 채널 또한 병·의원에서 시판 채널로 확대하고 연 내 중국 시판 채널로 확장도 본격화 할 예정이다.
디지털 전환 시기도 앞당긴다. 중국 시장에서는 주요 채널과 협업을 이어가고 현지 이니스프리 매장 폐점을 가속화한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매장 141개 문을 닫았고 올해는 170개 폐점을 목표로하고 있다.
미국 현지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과 가두점도 점진적으로 영업을 종료하고 온라인몰과 H&B스토어, 각 브랜드 직영몰 위주로 판매 채널에 집중한다.
국내에서는 연구개발과 생산, 경영관리 등 전반에 걸쳐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또한 플랫폼 다각화도 계속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네이버, 11번가, 쿠팡, 카카오 등 주요 e커머스 플랫폼과 전략적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 네이버와 11번가 등을 통해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확대, 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021년에도 신속한 '디지털 대전환'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국내외 메이저 플랫폼과 유기적인 협업 관계를 더욱 강화해 e커머스 매출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