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은 1나노암페어(nA) 이하 미세전류 표준을 가장 정확하게 구현할 수 있는 장치를 개발, 세계 최초로 저항·전압 표준 장치와 비교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소위 '양자측정표준 삼각체계(QMT)' 측정 플랫폼으로 측정한 세계 최초 결과다.
전류는 반도체 효율, 미세먼지 농도, 방사선량 측정 등 다양한 데 쓰인다. 피코 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를 정확히 측정하고 교정하려면 믿을 수 있는 전류 표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전류 표준은 저항과 전압보다 100배 이상 정확성이 떨어진다. 현재 표준 저항·전압값은 고유 양자 상태에서 발현되는 저항과 전압에 의해 주어지지만, 전류는 아직 이에 대응되는 소자가 개발돼 있지 않아 다른 이차적인 방법을 사용해 왔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1 초당 흐르는 전자 개수를 직접 재는 것이다. 표준연 전기자기표준그룹 연구팀은 전자 개수를 측정해 전류 단위를 정의할 수 있는 '단전자 펌프 소자'를 개발, 정확성을 QMT 플랫폼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검증했다.
단전자 펌프 소자는 물을 계속해 끌어올리는 양수기(펌프)와 비슷한 개념으로, 전자를 담는 양자 우물을 이용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전자를 하나씩 퍼 담아 내보내는 방식으로 전류를 만들어 낸다.
이 장치는 1 초에 약 1억 개 전자가 흘러갈 때, 약 40개 에러가 발생하는 수준의 정확성을 갖는다. 세계 최고 수준인 영국, 독일 표준기관과 동일한 기술력이다.
배명호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이미 확보한 저항, 전압 표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세계적 수준의 측정 능력으로 미세전류 표준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관 주요사업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측정과학분야 국제적 학술지인 메트롤로지아에 게재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