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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는 쌍용자동차에 남다른 의미가 있는 차종이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불을 지폈을 뿐 아니라 회사를 적자 늪에서 구원하는 데 큰 역할했다. 2015년 1월 판매를 시작해 같은 해 4분기, 쌍용차를 8분기 만에 영업손익 흑자전환하도록 기여했다. 쌍용차는 이듬해 연간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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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LED 헤드램프

이번 시승차는 '티볼리 에어'다. 티볼리의 롱 바디 모델이다. 2019년 10월 단종되기도 했으나 부분변경 모델로 부활, 2020년 10월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 대비 성능과 넓은 공간이 '차박' 트랜드에 맞다고 판단해 재출시한 것이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늘어나는 캠핑·차박족을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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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에어 측면

티볼리 에어의 앞·뒷바퀴 사이 간격인 휠 베이스는 티볼리와 같지만 전장은 더 길다. 티볼리는 4225㎜이고 티볼리 에어는 4480㎜다. 부분변경 모델로 출시되면서 전 모델 대비 전장은 40㎜, 전폭은 15㎜, 전고는 10㎜ 더 늘어났다. 트렁크 공간은 더 길게 만들면서 외형이 이상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실제는 아니었다. 오히려 비율적으로 티볼리보다 티볼리 에어가 더 이상적으로 보였다.

티볼리 에어의 매력은 1열이 아닌 트렁크 공간에서 느낄 수 있다. 트렁크 공간은 720ℓ이고, 2열 시트까지 접으면 1440ℓ로 늘어난다. 2열 시트는 차박을 고려해 평평하게 펴지도록 했다. 적재공간은 부족함이 없다. 스키를 비롯한 레저 장비나 캠핑을 위한 장비를 적재하더라도 공간이 여유롭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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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에어 트렁크

소형 SUV지만 2인이 누워도 충분한 폭이 나온다. 1열을 앞으로 끝까지 밀면 1879㎜에 달하는 긴 공간을 만든다. 180㎝ 이상 성인도 누울 수 있다.

잠시 차를 세워 2열 공간에서 누워 쉴 때도 트렁크를 열어놓은 상태라면 큰 불편함이 없었다. 발목이 조금 밖으로 나가는 정도다.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12V 아웃렛'은 트렁크 좌측에 위치했다. 2열을 전동으로 접거나 펴는 건 지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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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에어 운전석

더 강력해진 파워트레인도 체감할 수 있었다. 커진 덩치로 둔탁한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으나 아니었다. 정지 신호에서도 출발할 때도 출력이 부족하지 않다. 가속 시에도 여유로움을 보였다. 티볼리 에어와 티볼리 간 공차중량 격차가 5㎏에 불과해 차체가 커도 동력 손실이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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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에어 휠

티볼리 에어는 티볼리는 물론, 코란도에 적용한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엔진은 1.5ℓ 터보 가솔린 엔진이다. 최고출력 163마력, 최대토크 26.5㎏·m이다. 옛 티볼리 에어(가솔린) 최대출력이 126마력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능이 큰 폭으로 좋아졌다. 코란도와 같은 파워트레인이지만 공차중량은 약 100㎏ 가벼워 더 날렵하게 느껴졌다. 공인연비는 11.9㎞/ℓ다. 시승 중 최대 13.1㎞/ℓ까지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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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에어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

다양한 첨단 편의 기능도 탑재했다. 전 모델과 달리 디지털 계기판 선택이 가능하다.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9인치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스크린을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다. 계기판은 운전자가 매일 마주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반가운 변화다. AVN 스크린도 터치감이 좋아 정확히 입력된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무선 스마트폰 충전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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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에어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커넥티드카 서비스 '인포콘'도 돋보인다. 쌍용차가 LG유플러스, 네이버와 공동 개발한 서비스다. 인공지능(AI) '클로바' 기반의 음성 인식 기능도 지원한다. 음성 인식률이 상당히 높다. 인포콘 서비스를 통해 원격에서 차량 시동을 켜거나, 공조 장치를 미리 작동해 둘 수 있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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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 활성화 버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으로는 중앙차선 유지보조(CLKA), 후측방접근 충돌방지 보조(RCTAi), 탑승객 하차보조(EAF) 등이 있다. 중앙차선 유지보조 기능은 차선을 벗어날 우려가 있을 때 안정적으로 운전대를 제어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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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볼리 에어 운전대

앞차와 거리를 계산해 속도를 조절해 충돌을 방지하며 지속 주행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없어 아쉽다. 충돌 위험과 무관하게 일정한 속도로 주행하는 일반 크루즈 컨트롤만 지원한다.

2열을 세워 탑승했을 땐 최대 35도까지 뒤로 기울일 수 있다. 헤드룸도 넉넉해 닿을 우려는 없다. 2열 열선시트는 옵션으로 추가할 수 있으나 차급을 고려한 듯 2열 공조장치는 없다.

티볼리 에어는 적재공간 면에서 B 세그먼트 차량 중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했다. 경쟁 상대가 없다는 표현이 맞다. 다만, 차량에 지원하는 기능과 옵션, 소재가 B 세그먼트를 뛰어넘진 않는다. 트림별 가격은 △A1 1898만원 △A3 2196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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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N 스크린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