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컨트롤타워인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이사장 공석 상태가 수개월 지속되다 해를 넘겼다. 기관장 임기가 이달로 종료되는 NST 산하 6개 출연연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가 연구개발(R&D) 전반에 리더십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NST는 지난해 10월 말 원광연 이사장 퇴임 이후 현재까지 이사장 부재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사장추천위원회 가동, 이사장 선정 방식 선택 등 제반 작업이 모두 늦은 탓이다.
이사장추위가 지난해 11월 26일 3배수 후보로 이병권 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재성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 임혜숙 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전공 교수를 확정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NST는 리더십 부재 지속에 따라 정상적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이 출연연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 6개 출연연은 이달 말 현 기관장 임기가 만료된다. 공모 절차 등을 감안하면 약 3개월 동안 직무대행 체제 운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NST뿐만 아니라 출연연의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하다.
과학기술계는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017년 9월 NST 이사장 및 출연연 원장 임기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정관에서 '이사장·원장 임기가 후임자 취임 때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삭제했다. 이사장·원장이 임기 종료 이후 기관 운영 참여를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과학기술계는 정부가 이사장·원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시에 후속 인사를 해야 함에도 늑장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17일 “임기 관련 규정을 개선한 것은 임기를 명확하게 지켜서 기관 혼란을 최소화하자는 의도였을 텐데 취지가 무색해졌다”면서 “기관의 사기나 운영 효율성과 관련해선 신경을 쓰지 않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