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 가장 빨리 도착하는 수단이 비행기라면 굳이 안 탈 이유가 없다.”
오성진 데스틴파워 대표이사는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인 이유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수익을 좌우하는 '생산성 혁신'을 조기에 이룰 수단이 디지털 전환이라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트윈을 5년 전에 접했을 때만 해도 '이게 뭐지?' '이걸 왜 해야하지?'라는 오해와 의심이 었었다”면서 “하지만 디지털 전환에 투자하고, 결과를 보고 '내가 오판을 했었구나'라고 절실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디지털 전환이 제품 개발부터 생산, 인도까지 시간을 큰 폭으로 단축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밀하게 제품 개발을 해놓고도 고객에 인도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디지털 전환으로 경쟁력을 높였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용 전력변환장치(PCS) 국내 1위, 세계 2위 업체로 빠르게 자리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체감한 이후 국산 기술을 통한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다짐했다. 디지털 전환 관련 소프트웨어 대부분이 독일산이기 때문이다. 이 소프트웨어가 디지털 전환 선진국인 독일에는 적합하지만, 아직 미숙성 단계인 우리나라에는 완벽히 적용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는 “각종 제품 설계 자료 등을 잘 만들어놓으면 표준 데이터로 활용, 디지털 전환을 촉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가 원하고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크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디지털 전환 소프트웨어 고도화의 핵심은 개별 부품 등 제조단위 첫 단계부터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품 설계 데이터 등이 애초부터 디지털화돼 있다면, 수작업 없이 디지털트윈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데이터들이 원천부터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데이터로 표준화 돼 있다면, 디지털트윈 확산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그는 “개별 부품 이미지 데이터를 아무리 정밀하게 디지털트윈화한다 해도, 미세한 부분에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디지털 전환 소프트웨어 편리성을 높이고, 개별 부품 표준화를 진행한다면 디지털 전환 확산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디지털 전환은 시대적 요구이고, 우리나라가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확고하고 장기적인 리더십으로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디지털 전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디지털 전환 정책 지원으로 산업계 디지털 전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일관된 정책과 투자 확대로 업계가 공들이는 노력과 시간을 단축해 우리나라가 디지털 전환 선도 국가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주(전남)=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