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그린뉴딜을 이끌 친환경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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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국 등 세계 각국이 그린 뉴딜 정책을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2월 EU 집행위원회에서 유러피언 그린 딜을 발표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초점을 맞춰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0을 목표로 잡았다. 미국은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된 조 바이든 당선자가 친환경 정책을 발표하고 실행할 예정이다.

우리 정부도 올해 7월 한국판 뉴딜 정책을 수립하고 그린 뉴딜을 통해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전기차·수소차로 대표되는 친환경 자동차 보급과 개발로 저탄소 분산형 에너지 확산을 이루고, 일자리 20만9000개를 창출하겠다는 구체화한 목표도 제시했다.

저탄소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법은 국가별로 다양하다. 유럽은 자동차 배출가스를 강력히 규제하고 있으며, 미국은 스쿨버스 등 공공차량을 전기차와 수소차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2025년부터 신규 내연기관 자동차 등록을 금지하는 제도를 시행한다. 내연기관 자동차 등록 금지 제도는 2030년 덴마크·독일·스웨덴·인도, 2035년 한국과 영국, 2040년 중국·스페인·프랑스 등에서도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 정책과 규제에 힘입어 친환경 자동차 시장은 더욱 확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2025년부터 친환경차 판매가 급증해 2030년에 3000만대, 2040년에 6600만대를 각각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현재까지 이러한 변화에 잘 대응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9월까지 전 세계 자동차 그룹의 전기차 판매량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4위를 기록하고 수소차 판매 순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다른 기업보다 빠르게 전기차를 내놓았으며, 수소 트럭의 경우 세계 퍼스트 무버 자리에 있다.

이러한 실적에도 자동차부품 분야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가 미미하다. IBK 경제연구소의 2018년 2월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차부품 100대 업체 가운데 일본 28개, 미국 22개, 독일 16개를 각각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은 6개에 불과하다. 또 2016년 기준 국내 부품기업 858개 가운데 616개 업체가 중소기업이지만(71.8%) 납품액 규모는 17.4%에 불과하다.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도 국내에는 친환경차 관련 기술을 주도하고 이끌어 갈 다양한 기업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세계는 지금 친환경 자동차부품 기술력을 무기로 새로운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그린 뉴딜 정책을 바탕으로 전기차와 수소차 같은 친환경차 핵심 부품 기술과 플랫폼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기술 기획 단계부터 양산화까지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이 긴밀히 협력, 부품과 기술을 확보하고 상품성이 높은 차량을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이 계속된다면 탄탄한 글로벌 부품 기업이 다양하게 육성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돼 미래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확고한 입지를 확보,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연구기관과 연구관리 전문기관 등은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감축에 함께하고, 글로벌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정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충실한 지원자 역할을 하기 바란다. 다양한 관계 기관들이 친환경 미래차 개발을 위한 지원 정책 도입, 법·제도 개선, 차세대 기술 발굴 등을 수행하는 유기체가 됐으면 한다. 이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신축년에는 그린 뉴딜이 안정과 함께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원장, yhchung@kei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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