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쪼그라든 패션시장, 새해 온라인플랫폼으로 반등 기대

2년간 역성장에도 하반기 회복세 뚜렷
재택근무 영향 '스니커즈'가 시장 주도
삼성물산·LF, 조직개편 등 변신 시도
변화한 소비 세태 '맞춤형 마케팅'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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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국내 패션시장이 3년 만에 성장세로 전환할 전망이다. 올 하반기부터 홈웨어와 명품 가방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타격을 빠르게 상쇄한 덕분이다. 변화한 소비 패턴에 따라 새해에는 온라인 플랫폼 전환을 일군 사업자 중심으로 뚜렷한 회복세가 기대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17일 한국패션시장 온라인 세미나에서 새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KFI)를 올해보다 1.3% 증가한 41조32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2018년(1.8%) 이후 3년 만에 증가세로, 국내 패션시장은 2019년(-3.6%)과 올해(-2.0%) 2년 연속 역성장을 나타냈다.

섬산련은 올해 패션시장 규모가 40조8000억원으로 작년대비 2.0%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기 위축으로 패션소비가 대폭 줄고 판로가 제한된 영향이다. 다만 패션업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것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상반기 3.7% 역신장했지만 하반기 0.7% 감소하며 하락폭이 둔화됐다.

섬산련은 상반기만 하더라도 올해 패션시장이 5.3% 감소해 40조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국내 패션기업 37개 상장사는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대비 9.8% 역신장했다. 한섬과 신성통상 등 8개 업체만 외형성장에 성공했고 나머지는 모두 매출이 줄었다.

하반기 들어 점진적 내수 회복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보복소비 현상으로 인해 명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신발과 가방 등 잡화 부문에서 호조를 보이며 코로나 타격을 상쇄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신발 시장 규모는 작년보다 5.7% 늘어난 6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재택근무 영향으로 부진한 제화 대신 패션스니커즈가 시장을 주도하며 반등을 일궈냈다. 가방은 명품 소비영향으로 객단가가 늘면서 올해 시장규모가 3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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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시장 규모 및 성장률 추이(자료=한국섬유산업연합회)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거리두기 격상에 따른 백화점 매출 타격 등이 변수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상반기 급속도로 냉각되었던 소비심리가 서서히 개선되면서 최악의 위기는 극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섬산련은 코로나 영향으로 패션시장 무게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거 이동한 만큼, 새해에는 소비 변화에 맞춤형으로 탈바꿈한 기업들이 차별성을 보이며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상반기 패션 대기업 중 유일하게 외형 성장에 성공한 한섬의 경우 패션업계 온라인 경쟁에서 한발 앞서있다. 더한섬닷컴의 올해(1~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67% 늘어난 1250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다. 한섬은 온라인 매출을 5년 내 4000억원대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5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이천시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구축에 나섰다.

다른 패션업체들도 새해 온라인 전환에 속도를 높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온라인 및 오프라인 영업조직을 영업본부로 통합하고, 온·오프 영업전략을 주도할 영업전략담당을 신설했다. 시장 트렌드와 고객 요구에 선제 대응하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LF는 모든 가두 매장을 LF몰 스토어로 전환한다. 온라인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O4O(Online for Offline) 매장으로, 유기적인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사업 구조를 확립한다는 구상이다.

섬산련 관계자는 “새해에는 변화되는 소비 흐름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적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는 패션기업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