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와 인공미생물을 결합해 유해물질을 식별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생물공학, 합성생물학, 환경모니터링 분야에서 AI 기술 활용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 김하성 합성생물학전문연구단 박사팀이 연구를 수행했다.
바이오센서스엔바이오일렉트로닉스 9월 30일자 온라인 판에 관련 논문이 게재됐다.
현재 미생물 유전자를 조합한 유전자회로로 새로운 바이오센서를 개발, 유해 화합물질을 감지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그러나 바이오센서 부품 단백질 오작동이 문제가 된다. 다양한 센서를 동시에 사용하고, 기계학습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지만, 가용 센서 수가 한정적이어서 AI 접목이 어렵다.
연구팀은 인공 단백질 변이를 유발해 문제를 극복했다. 변이 단백질을 여러 개 만들고 여기에서 얻어지는 다양한 신호들을 모아들인 빅데이터를 생성, AI 모형을 적용한 것이다.
연구팀의 AI 모형은 11개 유해물을 최대 약 95.3% 정확도로 식별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단일 바이오센서만을 사용하는 경우 정확도가 40% 이하인 것에 비하면 현저한 향상이다. 유해물 검출한계도 약 75배 이상 향상됐다.
김하성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미생물 바이오센서에 AI 기술을 접목해 센서 성능을 향상시킨 최초 연구로, 그동안 축적된 바이오센서 기술이 AI 기술과 결합해 한 단계 더 정밀한 진단 감지 기술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토양과 물, 농산물과 같은 환경 시료 유해물 감시 및 식별이나 생체 내 유해물질 모니터링에도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승구 박사는 “인공 유전자회로 연구는 다른 공학분야에서처럼 논리적 구동이 가능한 생물학, 즉 합성생물학으로 발전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머신러닝을 통해 이를 가속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