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저작권료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가 행정 소송까지 나서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문체부는 OTT업계가 주장한 저작권료 징수 요율 0.625%와 음반저작권협회가 고수한 2.5% 사이인 1.5%를 요율로 정하되 연차계수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조금씩 높아지도록 설계했다. 2026년 이후에는 1.9995%를 유지하면서 2%는 넘지 않도록 했다.
OTT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법리·절차상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지나치게 높은 비율로 음악 저작권료 징수 규정이 확정됐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면밀한 검토 없이 음저협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했다며 미디어 산업 전반에 걸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업계는 문체부가 승인한 사용 요율이 저작권법 위배, 평등원칙 위배, 비례원칙 위배, 약관규제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OTT 관계자는 13일 “OTT 등 신규 디지털 미디어 시장의 성장 저해와 요금 인상 등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정”이라면서 “1.5% 요율 책정과 연차계수 적용으로 1.9995%까지 조금씩 상승하는 것도 당위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OTT업계는 권리자 편향성, 유료방송 등 유사 서비스와 요율 차별에 대해 법률 검토를 거쳐 행정 소송 등 대응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면서 “행정소송법 상 집행정지 신청이나 취소소송 등이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음저협은 아쉽다는 입장으로 문체부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음저협 관계자는 “기존 확실한 계약 사례와 해외 규정에도 일부 미계약 업체 반발로 신청한 규정보다 낮게 승인됐다”면서 “관리비율, 연차계수 등 OTT 요구가 상당수 반영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개정건은 OTT 성장을 위해 권리자가 희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규 징수 규정은 새해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OTT업계가 신규 징수 규정을 받아들이더라도 음저협과 해결할 과제는 여럿이다. 기존에 '기타사용료' 조항을 근거로 음저협과 계약한 7개 OTT는 신규 징수 규정에 따라 사후 정산해야 한다. 1.5% 초과 요율로 계약한 OTT라면 1.5%에 맞춰 저작권료를 되돌려 받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계약 체결 3~4년 이상 오래된 서비스에 대해서도 사후정산을 해야 하는지가 이슈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 음저협의 OTT 음악저작물 관리비율도 협상해야 한다. 음저협은 국내 음악의 90% 이상을 관리한다고 밝혔지만 OTT에 사용되는 음악 관리비율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