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서 달을 관장하는 신은 '아르테미스'다. 이름에서 읽을 수 있듯이 여신이다. 아르테미스는 순결을 관장하기도 한다.
그동안 이런 달을 정복했던 이들은 모두 남성이었다. 1969년 닐 암스트롱을 비롯한 미국항공우주국(NASA) 우주인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을 정복했다. 여성은 달에 갈 수 없었다. 어떤 면에서는 불편하게도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근래 들어 미국이 다시 유인 달 탐사 계획을 세웠다. 계획 이름은 아르테미스다. 그리고 이 계획에는 여성 우주인이 포함될 전망이다.
제임스 브라이든스틴 NASA 국장은 지난 9월 말 아르테미스 계획 관련 발표에서 “여성 우주인이 남성보다 앞서 달에 발을 디디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9일 NASA는 18명의 우주인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절반인 9명이 여성이었다. 이 가운데 크리스티나 코크는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328일간 머무르며 여성 우주비행사 최장체류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제시카 메이어는 여성들만 참여한 첫 우주유영을 성공시킨 인물이다.
이번 후보에는 한국계 조니 김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조니 김은 올해 1월 일찌감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정착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샌타모니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하버드 의대를 졸업했다. 미 해군 특전단 '네이비실'에서 특전 훈련을 받은 경력도 가지고 있다. 응급의학 레지던트 과정을 밟던 중 NASA에 지원, 2017년부터 몸 담고 있다.
NASA는 아르테미스팀을 더욱 확충할 계획으로, 이들 가운데 남녀 2명을 선발한다. 선발 인원은 2024년까지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과거 아폴로 11호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한 것이다. 중국이 새로운 우주강국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NASA 최대 업적 중 하나인 유인 달 탐사를 다시 성공시켜 중국을 견제한다는 목표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더 나아가 2028년부터 장거리 우주탐사를 준비, 2030년대 중반 화성 유인탐사까지 성공시킨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물론 실제 아르테미스 계획 성공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아직 불안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다. NASA는 당초 2028년 유인 달 탐사를 계획됐으나 트럼프 정부가 이를 4년이나 앞당겼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기술 숙성 과정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아르테미스 계획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트럼프 정부에서 수립한 것인 만큼, 새로운 바이든 정부에서 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NASA가 기후변화와 지구관측에 보다 신경을 쓰게 되면서 아르테미스 계획이 늦어지거나 재검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